"에이즈는 함께 풀어갈 문제, 한 목소리 냅시다"
오는 8월26일부터 닷새간 '제10차 아시아ㆍ태평양 에이즈대회' 개최
(왼쪽부터) 이인규 커뮤니티 위원장, 프라사다라오 UNAIDS 특별고문, 조명환 조직위원장, 자히드 ASAP 회장, 신승일 행사전시위원장, 손애리 학술프로그램위원, 안젤라 강주현 국제협력위원장, 김병기 공동조직위원장이 6688개의 콘돔으로 만든 레드리본월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제공=제10차 아시아태평양 에이즈대회 조직위원회)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올해는 에이즈 바이러스가 발견된 지 30주년이 되는 해다. 급속히 증가하던 신규 감염인수는 최근 기세가 한풀 꺾였지만 이들에 대한 '차별의 벽'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
이 같은 사회 인식을 바꾸고 HIV/ADIS감염인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내 60여개국, 4000여명의 보건사회 학술전문가들이 오는 8월 26일부터 닷새간 부산을 찾아 머리를 맞댄다.
조명환 '제10차 아시아ㆍ태평양 에이즈대회'(ICAAP)조직위원장은 2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에이즈에 대해 서로 다른 생각과 목소리가 많지만 에이즈 환자에 대한 차별, 불명예, 삶 유지 등에는 한 목소리를 내야한다"며 "오는 8월 열릴 이 대회가 합의를 이끌어낼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ICAAP는 매년 홀수년도에 개최되는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에이즈 분야 최대 학술대회로, 유엔에이즈(UNAIDS)와 아시아ㆍ태평양에이즈학회(ASAP)가 주최한다. 에이즈와 관련해 국제대회가 한국에서 개최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주제는 '다양한 목소리, 하나된 행동'(Diverse Voices, United Action). 다양한 환경과 위치, 입장에 있는 사람들의 의견을 모아 HIV/AIDS 확산 방지를 위해 하나 되어 나아가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2009년 한 해 동안 발견된 국내 신규 감염인은 771명이다. 지난 1985년부터 2009년까지 누적 감염인 수는 6888명, 이중 1217명이 사망했으며 현재 5671명의 감염인이 생존해 있다.
그러나 국민들은 HIV/ADIS에 대해 오해와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의 '2009년도 에이즈에 대한 지식, 태도, 신념 및 행태조사'를 보면 우리나라 국민은 에이즈에 대한 지식수준이 높지 않고, HIV감염인에 대한 차별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우리사회가 'HIV/ADIS를 나와는 상관없고, 나와 연관되어서도 안 되는 일부 특수한 사람들의 병'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조 위원장은 "에이즈는 공기를 통해 불특정다수에게 전염되는 독감에 비해 안전한 질환"이라면서 "생활을 함께 해도 성생활만 안전하게 지킨다면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조 위원장은 또 "에이즈는 지난 2000년 UN에서 채택된 8개 새천년개발목표(MDG) 중 하나인 '질병퇴치' 의제됐을 정도로 인류가 함께 풀어나가야 하는 숙제 중 하나"라며 "이번 대회를 통해 우리나라가 아시아의 고통을 함께 고민하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더 많은 사회적 관심과 지지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에이즈대사 회의를 통한 아시아 에이즈 퇴치 방안 및 국제 협력체계 구축 ▲에이즈 치료제, 진단검사법 등 의료분야 최신 연구결과 발표 ▲에이즈 전파 방지 모범사례 발표 ▲에이즈 관련 국제기구ㆍ비영리 단체ㆍ정부 기관들의 홍보 부스를 통한 정보 공유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보건사회 학술전문가 뿐만 아니라 문화계 인사도 대거 참여해 에이즈 예방과 인식 전환을 위한 문화적 해법도 제시한다. 에이즈 기금 마련을 위해 국내 유명 작가들의 작품 전시, 한류스타들의 콘서트 등 에이즈 문제를 환기시킬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되며, 에이즈와 관련한 소극장 오페라도 선보인다.
한편 이날 콘돔으로 만든 거대한 레드리본 월(Red Ribbon Wall)이 공개됐다. 레드리본은 에이즈 감염인들의 인권을 보호하고 지지하는 대표적 아이콘으로, 여기서 붉은 색은 HIV/AIDS가 피의 교환에 의한 전염병임을 알리는 동시에 사랑과 정열을 뜻한다. 이 벽을 제작하는 데는 콘돔 6688개가 사용됐는데, 이는 2009년 기준 내국인 HIV/AIDS 누적감염인 수와 동일하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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