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수능' 엇박자.. 국민들 혼란만 야기
[아시아경제 김도형 기자]정부부처 간의 소통부재가 도마에 올랐다. 지식경제부가 IT교육에 관한 방안을 발표하면서 정작 주무부처인 교육과학기술부와는 협의를 거치지 않아 혼선을 빚으면서다.
지경부는 14일 수능 과학탐구 영역에 IT과목을 포함시키고 초ㆍ중ㆍ고 컴퓨터교육 의무화 부활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최중경 장관 주재로 열린 IT정책 자문단회의에서 '대학IT 교육개선방안'을 내놓으면서다.
방안에는 IT분야 대학평가제를 연내 마련하고 대학 졸업생의 IT역량을 측정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이 방안들은 교육과학기술부와는 전혀 조율되지 않은 내용이었다.
교과부 관계자는 이날 "지경부가 학교 교육과정ㆍ수능ㆍ대학평가ㆍ산업인력 양성을 담당하는 교과부의 거의 전 업무 영역에 걸친 내용을 발표하면서 사전협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수능 시험의 경우 학교 현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워낙 커서 교과부로서도 손대기 쉽지 않은 부분인데, 지경부에서 수능 시험을 언급한 것은 황당하다는 것이 교과부의 속내다.
교과부는 컴퓨터 교육의 경우 2009개정교육과정 총론에서 범교과 학습주제로 설정해 모든 교과 및 창의적 체험활동에서 통합적으로 다루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컴퓨터교육 의무화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2014학년도 이후 수능시험의 과탐 시험과목은 이미 예고됐으므로, IT과목을 포함시키는 방안은 반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IT분야 대학평가제와 졸업생 IT역량 측정 역시 대학교육을 맡고 있는 교과부와 협의되지 않은 내용이었다.
이와 관련해 지경부 관계자는 "교과부와 사전에 협의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주요 내용은 지경부에서 할 수 있는 사업 중심으로 대책이 나간 것이며, 교과부와 협의할 내용은 추후 협의하겠다는 단서를 밝혀 놓았다"고 해명했다.
교과부의 한 관계자는 "기획재정부나 지식경제부처럼 예산을 쥐고 있는 경제부처 앞에서는 아무래도 약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 다른 부처들의 처지"라고 한숨 섞인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교과부는 부처 간에 갈등을 빚는 것으로 비화할 것을 우려해 이날 저녁에 배포한 설명자료를 20여분 만에 취소하는 소동을 벌였다.
결국 IT과목의 수능반영이라는 과제를 둘러싼 지경부와 교과부의 의사소통 부재는 '해프닝'으로 끝이 났지만, 한해 70만명에 가까운 대입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설익은 정보를 성급하게 내놓아 혼란을 부추긴 정부가 미덥지 못하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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