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태도 9년만에 최고치…자산경쟁 '심화'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은행들의 대출 증가 의지를 나타내는 '대출태도' 지수가 약 9년만에 최고치를 기록, 시중은행들 사이의 규모 확대 경쟁이 우려할 만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국내은행의 대출태도는 전 분기(15) 대비 크게 완화된 21을 기록, 지난 2002년 1분기(22)이후 약 9년 3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태도가 같은 기간 22에서 28로 완화됐고, 가계 일반에 대한 대출태도도 6에서 19로 완화됐다. 완화 이유로는 우량거래처 확보를 통한 시장점유율 제고를 꼽았다.
한은 관계자는 "카드대란 직전이었던 지난 2002년 1분기 당시의 대출자산확대 경쟁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4대 지주사의 태동으로 자산확대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 조사에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대지진 원자재가격 상승 등 대외적 요인으로 인해 중소기업 및 가계의 신용위험은 더 높아졌다.
특히 가계의 신용위험은 9에서 22로 급등, 지난 금융위기 이후 2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리상승기를 앞두고 800조원에 달하는 가계빚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신형욱 금융안정분석팀 부국장은 "지난 2009년 당시는 금융위기 때문에 가계신용위험이 높았다면, 이번에는 금리상승기에 신용도가 낮은 한계차주를 중심으로 상환능력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단 가계 대출수요는 주택가격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크게 줄었다. 가계의 주택대출 수요는 지난 분기(16) 대비 급격히 줄어든 0을 기록했다. 가계일반 대출수요가 같은 기간 3에서 13으로 늘어난 것과는 대조되는 결과다.
한은 관계자는 "주택 쪽의 대출수요는 DTI 규제 및 향후 금리상승에 대한 우려로 축소됐다"며 "가계일반자금의 경우 물가상승으로 인해 구매력이 제약되면서 생계형 자금 중심으로 대출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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