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아이스하키의 전설 웨인 그레츠키에게 한 기자가 물었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많을 골을 넣을 수 있나요?" 그레츠키의 대답은 이랬다고 한다. "나는 공(정확히는 팩)이 올 곳을 미리 예상해 그 곳에 가 있는다. 그게 내가 골을 많이 기록할 수 있었던 이유다."


그레츠키는 북미 아이스하키리그(NHL)에서 21년간 뛰며 894골을 넣었다. 어시스트는 1963개나 된다. 모두 사상 최고 기록이다. 그의 등번호 99번은 그가 뛰었던 팀들뿐 아니라 전 NHL 구단의 영구결번이다.

코스피지수가 4월 첫날 새 기록을 썼다. 일본 대지진 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오른 결과다. 1월말 정점을 찍은 후 국내 증시를 짓누르던 악재들이 여전한 가운데 예기치 않은 일본 대지진이라는 변수까지 강타를 했지만 국내증시의 복원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넘버원 코리아'의 1등 공신은 외국인이었다. 이들은 코스피지수가 장중 1880대로 떨어졌던 지난달 15일을 기점으로 '셀 코리아'에서 '바이 코리아'로 태도를 바꿨다. 지난달 16일 5억원 순매수로 그간 순매도 기조를 바꾼 외국인은 17일부터 12거래일 연속으로 1000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특히 3월31일엔 6918억원, 사상 최고치 기록을 깬 1일엔 7366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달 16일 이후 이달 1일까지 누적 순매수금액은 3조6647억원이나 된다.

1분기 마지막 날(3월31일)과 2분기 첫날 매수 규모를 대폭 늘린 외국인들의 또 하나 특징은 마감 직전 동시호가때 대규모 매수를 했다는 점이다. 3얼31일 마감 직전 3000억원 가량을 샀던 외국인은 1일에도 같은 시간에 2100억원을 샀다. 3월31일 막판 순매수가 '윈도드레싱' 성격이 강했다면 1일 순매수는 한국 시장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대변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같은 외국인들의 강력한 매수세는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에도 추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준다. 증권사들도 대부분 사상 최고치 돌파에도 추가상승에 무게를 두고 있다. 다만 얼마만큼 더 오르느냐에 대한 이견이 있을 뿐이다.


다수 의견은 2200까지는 무난하게 갈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단기 과열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악재들은 이미 노출된 것이고, 미국 경기회복을 모멘텀으로 촉발된 외국인의 매수 행진이 계속되고 있어 더 갈 것이란 논리다. 마지노선이라 여겨지던 1100원선이 무너진 원달러 환율도 외국인의 매수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해석되고 잇다.


한국투자증권은 4월 코스피 상단을 2150으로 봤다. 현재 지수에서 불과 30포인트 여유가 남은 상태다. 정상이 눈앞이면 내려올 것도 생각해야 한다.


예상지수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투자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수급의 핵심변수가 외국인이란 사실을 염두에 둔다면 답은 좀더 쉬워질 수 있다. 외국인이 많이 사는 종목에 초점을 맞추면 종목선택이 한결 쉬워진다. 신한금융투자는 기존 주두조인 정유/화학/자동차/철강 등은 비중을 유지하고, 저가메리트가 생긴 IT와 금융주를 저가매수할 것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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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증권은 원/달러 환율 하락에 주목했다. 경기부양을 지속해야 할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달러약세가 좋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미국의 교역국들은 물가안정을 위해 자국통화 강세를 용인해야 하는 처지다. 마지노선이 무너진 원/달러 환율이 2분기에도 추가하락할 것이란 게 한국투자증권의 분석이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4월은 그동안 시장에서 소외됐던 원화 강세 수혜주에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라고 조언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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