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별 중기 협력 스타일은 다르지만...알맹이는 '상생'
-기획·재무통 하성민 SKT 총괄사장..부임 이후부터 조직 신설 등 일사천리
-장애인재활협회장 출신 이상철 부회장..건전한 생태계 철학
[아시아경제 임선태 기자]"협력 파트너와의 비즈니스 기회 공유를 통해 동반성장을 더욱 확대하도록 노력하겠다." <이석채 KT 회장 IT 최고경영자(CEO) 포럼 조찬세미나 中>
"통신사와 중소기업 상생을 위해서는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가 필요하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최근 통신 3사 CEO들이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강조하며 던진 발언이다. 행간의 의미를 읽어보면 키워드는 '상생(相生)'이다. 다만 스타일은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전문분야 및 경영철학에 따라 각각 다르게 전개되고 있다.
부임 직후부터 KT의 옛 공기업 성향에 대한 혁신을 강조한 이 회장은 대(對) 중소기업 3불(不)론을 고수하며 중소기업의 태생적인 불안요소를 없애야 한다는 기본 원칙을 세웠다. 중소기업과 KT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수직적 관계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는 의미다.
이 회장은 3불정책을 통해 "중소기업의 자원이 KT로 인해 낭비되지 않게 하고 기술개발 아이디어를 가로채지 않아야 한다"며 "아울러 중소기업과 경쟁환경을 조성하지 않음으로써 적극적인 동반성장을 이뤄내야 한다"고 상생에 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바 있다. 이 회장은 또 "과거에 협력사가 KT의 구매 수요를 예측할 수 없어 생산 및 재고 관리에 어려움을 겪거나 제품 개발을 완료했음에도 상용화가 되지 않아 자원 낭비를 초래했던 일이 앞으로는 없어야 한다"며 KT의 물품 구매 계획 등을 포함하는 수요예보제를 도입한 바 있다.
SK텔레콤 하 사장은 기획ㆍ재무통이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취임과 동시에 '개방형 협력(Open Collaboration)'이라는 기조 아래 중소기업 및 개인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표명했다. 이어 개방형 협력 지원실은 물론 상생혁신센터까지 일사천리로 설계됐다.
하 사장은 취임 일성으로 "올해 기업 성장의 핵심 동력은 개방형 협력"이라며 "글로벌 플랫폼 사업자라는 성장목표 아래 개발자와의 공동 수익을 위해 상생혁신센터 기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상생혁신센터 설립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징 등 핵심 기반기술(API) 개방을 통해 개발자와의 상생 에코 시스템 구축을 위한 노력도 지속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SK텔레콤은 또 중소기업의 종합적인 협력을 책임질 개방형 협력 지원실도 신설했다.
LG유플러스 이 부회장은 여러해 장애인들의 재활을 위해 노력해 온 경력(한국장애인재활협회 회장)을 동반성장과 연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소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일어설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선결 과제라는 것. 이를 위해 이 부회장은 협력사와의 건전한 생태계 조성을 위해 지난해 5월부터 탈통신 투자펀드(연간 150억원)를 조성하고 유·무선 협력업체 및 수탁사를 대상으로 상생교육을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통신사와 중소기업이 상생하기 위해서는 동반 성장할 수 있는 통신산업 생태계가 필요하다"며 "LG유플러스는 기존의 통신영역 뿐만 아니라 컨버전스 및 솔루션 제휴업체와도 동반성장의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밖에 통신 3사의 상생 노력은 중소기업에 대한 경영교육서비스 제공, 금융지원, 공동 연구개발(R&D) 등으로 그 범위가 더욱 다양화되고 있다.
임선태 기자 neoj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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