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학 주부들 눈물의 졸업식 열려
10일, 16일 잇달아 신명주부학교, 한림실업고 등 한글학교 & 늦깎이 주부들 졸업식 개최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파란눈 외국인, 얼굴색이 짙은 캄보디아 신부, 배움의 길에 늦게 들어선 늦깎이 만학주부들이 감격의 졸업식을 갖는다.
결혼이민자 한글학교 45명, 신명주부학교 120명, 한림주부 초·중·고등학교 592명 등 800여명의 평균 나이 50세 늦깎이 학생들이 배움의 한을 풀게 됐다.
미인가 학교인 신명주부학교(교장 이동철)는 10일 오전 10시30분 마천청소년수련관 5층 강당에서 초·중·고 졸업식 및 외국인 한글학교 졸업식을 갖는다.
서울에서 몇 안 되는 학력인정 주부학교인 한림주부 초·중·고등학교(교장 이현만)도 16일 오전 10시30분 1층 시청각실에서 졸업식을 갖는다.
특히 지난해 4월 고입에 이어 8월 대입 검정고시에서 최고점수로 검정고시동문연합회 장학금을 받기도 한 양서연(65)씨는 비록 미인가 학교이긴 하지만 신명주부학교에서 고등학교 졸업장을 손에 쥐게 됐다.
이처럼 만학의 꿈을 이룬 행복한 졸업식의 주인공들의 사연은 가지각색.
“가난 때문에 배우지 못한 게 평생의 한이 됐었다”고 밝힌 양씨는 “2년 간 너무 행복했다. 열정과 봉사정신으로 똘똘 뭉친 신명학교 선생님들께 이 모든 영광을 돌리고 싶다”며 울먹울먹했다.
1년 간 고입, 대입 검정고시로 아쉽게 올해 수능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양씨는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사회복지사가 돼 지적장애인들을 돕는 일을 하고 싶은 꿈을 키우고 있다.
양씨와 마찬가지로 한림학교에서 4년간 중·고등과정을 공부한 남 모씨(59)씨는 올해 한양여대 도예과를 비롯한 3개 대학에 합격하는 기쁨을 누렸다.
“집안의 갑작스러운 사고로 공부의 기회를 놓쳐 늘 안타까웠다”고 밝힌 남씨는 “정말 욕심껏 공부해 그동안의 한을 다 풀었다”고 덧붙였다.
남씨는 그동안 요양보호사 자격증, 라인댄스 1급 교사자격증, 한문 5~3급 합격 등 눈이 혹사할 정도로 공부에 매진해왔다.
남씨는 “개인적으로는 사회복지사 공부를 하고 싶었는데 가족들의 만류로 작품생활을 할 수 있는 도예과를 선택했다”며 활짝 웃었다.
특히 한림학교는 남씨를 비롯한 100여명의 고등학교 졸업생들이 대학에 합격했다.
또 신명학교에서는 주부 만학도들과 함께 한글학교와 검정고시학원을 병행하며 유치원 교사의 꿈을 키우고 있는 캄보디아 신부 속 모리다(22) 씨를 비롯 45명의 결혼이민자들도 1년 간의 한글학교수업을 마치고 졸업식을 갖는다.
특히 청일점으로 학교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라스 줄리앙 쟈끄 조엘(30·프랑스) 씨는 아내의 나라, 한국을 알고 취업도 하기 위해 열심히 한글을 배웠다.
덕분에 이제는 처가식구들과 간단한 대화 정도는 가능하게 됐다. 조엘씨는 뒤늦게 합류했지만 하루도 빠지지 않고 출석한 덕분에 이날 졸업식에서 상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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