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증시가 연초반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미국 경제가 침체 탈출에 마침내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넥스트 유럽으로 지목될 정도의 미국 재정적자는 항상 불안요소로 남아 있다.


특히 지방정부의 재정 문제는 위험수위에 도달했다는 평가다. 지방정부가 미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년 전 12%에도 미치지 못했던 수준에서 현재 15% 이상까지 증가했다. 지방정부에 고용된 수는 미국 전체 노동 인구에서 7명당 1명 꼴이다. 이는 제조업 종사자보다 많다.

이처럼 중요한 지방정부가 어쩌다 빈털터리 빚쟁이 신세로 전락했을까?


글로벌 경제위기가 미국 전역을 휩쓸면서 세수가 바닥까지 줄어든 것이 첫 번째 이유다. 2009년 초 지방정부의 세수는 전년동기 대비 11%나 감소했다. 부동산 버블이 붕괴되고, 세수원인 소득·지출·자본이득이 줄어든 것이 치명타였다. 미국 경제가 살아나고 있지만 지방정부의 세수는 위기 전 수준보다 여전히 12% 낮다.

세수가 큰 폭으로 줄었지만 지방정부의 복지 혜택을 찾는 인구는 늘었다. 고실업률로 극빈층이 늘어나 지역사회 대학이나 메디 케이드(65세 미만의 저소득층과 장애인을 위한 의료 서비스)를 원하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지방정부는 예비기금(Rainy-day fund ; 재정수입의 순환적인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호황 연도에서 불황 연도로 이월시킨 자금)을 줄이고 연방정부에게 무이자로 실업 보상 기금을 빌리고 있지만, 이는 고용이 살아나기 전까지 임시방편에 불과하다.


지방정부는 위기 전 호황기를 보냈다. 위기 전 5년 간 지방정부의 세수는 36% 증가했으며, 지방정부는 벌어들인 만큼 쓰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나 침체에 빠져들면서 세수는 급속히 줄어든 반면 지출은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의료보험은 지방정부 지출 부담 중 가장 골칫거리다. 1978년 의료 지출은 지방정부 예산의 12%를 차지했다. 오늘날에는 무려 20%를 차지한다. 이는 지방정부가 지출하는 5달러당 1달러는 반드시 의료 지출에 쓰인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초중등 교육 지출보다 많다. 미 의회 회계감사원(GAO)은 “의료 지출 증가가 지방정부 재정위기의 주 원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연금 역시 문제다. 지방정부는 그들이 약속했던 것만큼 퇴직자들에게 연금과 의료 혜택을 줄 수 있는 자금을 갖고 있지 않다.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지난 27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하와이주의 연금 채무액은 무려 52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하와이 주정부의 순조세지원부채 상환지출액 52억달러를 더하면, 하와이주의 부채비율은 하와이주 총생산(GDP) 대비 16.2%에 이른다.


이 외에도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뉴저지 등의 연금 채무 상황은 매우 심각한 것을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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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정부는 그동안 예산의 3.8%를 연금에 투입해왔다. 만약 투자 수익률이 8%에 이른다면 지방정부가 2014년까지 연금을 위해 지출하는 예산은 전체의 5%다. 그러나 투자 수익률이 5%에 그친다면 연금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9.1%까지 올라가게 된다.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뉴저지 같은 겨우 무려 12%에 이른다.


무디스의 로버트 크루터 이사는 “연금 부담을 줄이지 않는다면 지방 정부들의 재정 압박은 어려운 시기에 더욱 가중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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