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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부자들]재계 ‘착한 기부’ 물꼬가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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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큰 기부자들

이건희 회장-남몰래 기부형
최태원 회장-현장체험 나눔
정용진 부회장-지속형 선행


지난해 12월 초 사상 최대 규모의 승진 잔치가 벌어진 삼성그룹 임원들에게 한 장의 축하 카드가 배달됐다. 이건희 삼성 회장의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승진한 삼성 임원들에게 보낸 이 카드에는 틀에 박힌 승진 축하 메시지 대신 색다른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사장이 보낸 카드를 펼치면 오른편에는 승진을 축하한다는 메시지가 적혀 있다. 반면 왼편에는 “○○○님의 승진을 축하하기 위해 이재용 사장께서 보내신 선한 씨앗카드입니다. 이는 카드를 받는 분의 이름으로 ‘태화샘솟는집’에 기부하고 이를 통해 지적장애인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카드입니다”라고 적혀 있다.

이 사장이 승진한 삼성 임원의 이름으로 지적장애인을 돕는 단체에 기부한 것이다. 1986년 설립된 태화샘솟는집은 한국 최초로 정신장애인을 위한 지역사회 재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공동체다. 기부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삼성 관계자는 “이 사장은 오래 전부터 기부와 나눔을 실천해 왔다”고 전했다. 다만 그동안 절대 외부에 알리지 않기 위해 내부 단속을 해왔다고 한다.
이 사장이 앞장서면서 삼성 내부에서는 기부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재용 사장처럼 승진자들에게 기부금 영수증과 기부카드 등을 선물한 것이 좋은 예다.

최 부회장은 231명의 승진 임원들에게 불우이웃돕기 기부금 영수증으로 선물을 대신했다. 해당 임원 개인 명의로 사회봉사단체에 30만 원씩을 기부한 영수증을 보낸 것이다.

그룹 차원의 기부와 봉사도 활발해졌다. 삼성그룹은 최근 자원봉사 대축제의 일환으로 2주간 기부금 확대 집중 캠페인을 벌였다. 기부 확대 활동은 연간 상시적으로 운영하지만 집중 캠페인을 통해 직원들의 관심을 환기시키기 위한 것이다. 임직원이 매달 기부하기로 한 금액만큼 동일한 금액을 회사가 추가로 지원하는 매칭 그랜트 방식이다.

[한국의 부자들]재계 ‘착한 기부’ 물꼬가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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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은 직접 소외된 계층을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기부를 하는 등 발로 뛰는 현장형 기부로 유명하다.

일례로 최 회장은 지난해 가을 서울 종로구 예지동 광장시장을 방문, 신헌철 SK미소금융재단 이사장, 정만원 SK텔레콤 사장 등 SK 최고경영진과 40여 명과 함께 저소득ㆍ저신용 계층을 위한 무담보 소액 대출인 미소금융 상품 안내장을 직접 배포했다.

평소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회의에서 “중소기업과 서민이 자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대기업의 역할이자 선순환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하는 등 기부와 봉사 활동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아예 현장에 직접 나가 홍보 활동에 나서기로 한 것.

특히 최 회장은 당시 언제 어디서든 현장 상담이 가능한 스마트폰용 미소금융 애플리케이션과 넷북 50대 등 2억 원어치를 미소금융중앙재단에 기부해 눈길을 끌었다.
기업 차원의 지원도 병행됐다. SK는 고객이 원하면 언제든지 달려가 상담할 수 있도록 승합차를 개조해서 만든 미소금융 전용 상담차량을 투입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그룹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기부에 통이 크기는 여느 재계 2~3세 못지않다. 정 부회장은 지난 연말 이웃돕기성금 100억 원과 13억 원 상당의 생필품을 현대차그룹 임직원 명의로 사회복지단체에 기부했다.

그는 직접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방문,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써달라며 성금을 전달했다. 정 부회장은 당시 “연말 따뜻한 겨울나기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임직원의 염원을 담았다”며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일회성이 아닌 영속적인 기부를 약속해 화제를 뿌리고 있다. 정 부회장은 2년 전 개인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수입의 일부를 출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부회장은 2009년 봄 ‘희망장난감 도서관’ 광명관 개관식에 참석해 “연봉 등 연간 개인 수입의 10%를 출연, 기금화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3~4년 후 어느 정도 기금이 쌓이게 되면, 실질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 부회장은 또 아동 복지 향상을 위해 나서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희망 장난감 도서관은 임직원과 회사가 함께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이런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해 연간 수익의 일부를 아동 복지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이미 2008년부터 두 자녀와 함께 매달 중증 장애 아동시설과 노인 요양시설을 방문해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아동 복지 향상에 대한 관심이 커 지난 2006년 3월부터 시작된 희망 배달 캠페인에 매달 일정 금액을 후원하고 있으며, 희망장난감 도서관 개관식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있다.

이밖에 지난 2005년 서남아시아 지진 해일이 일어났을 때 사재 73억 원을 기부해 화제를 모았던 신동빈 부회장도 기회 있을 때마다 기부의 손길을 뻗는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자신이 위원장으로 있는 재단법인 ‘한국방문의해위원회’에 10억 원을 기부, 외국인 대상 한국 방문 캠페인과 한국 관광 이미지 개선 사업 등에 사용해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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