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활황세를 보이며 신천지를 열고 있다. 대형주만 오르더니 해가 바뀌는 것을 기점으로 중소형주도 시세를 내며 키맞춤을 시도하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2000 안착을 넘어 사상최고가 기록을 깨고(종가기준) 2100선마저 돌파할 기세지만 정작 증권사들의 표정은 밝지 않다. 브로커리지는 말할 것도 없고, IB(기업금융) PI(자기자본투자) WB(자산관리) 등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목표했던 사업들의 수익성도 지지부진하다.


국내증시의 시가총액이 1200조원 이상으로 늘었지만 국내증권사만 30여개 이상 치열하게 경쟁하다 보니 기존 관행대로는 어지간해선 수익을 내기 힘들어졌다. 상황이 이런데도 증권업계를 둘러싼 규제환경은 여전히 업계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불만이다. 자본시장법이 시행된지 2년 가까이 지났지만 여전히 유무형의 벽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

업계 관계자들은 엄격한 '차이니즈 월(chinese wall·정보교류 차단 장치)'을 완화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IB와 PI부문의 엄격한 '차이니즈 월'로 인해 IB와 PI부문의 발전이 저해된다는 주장이다. 기업 인수합병(M&A) 등 특수한 경영활동에서 자기자본 투자가 제한받는 것도 글로벌 IB들과 경쟁하는 데 걸림돌이라고 한다.


'PEF(Private Equity Fund, 사모투자펀드)'에 대한 지나친 규제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사모펀드'란게 선진국에서는 제한이 거의 없는데 반해 우리는 규제가 너무 많다는 주장이다. PEF 재산운용방법이 경영참여 목적으로 제한됨에 따라 다양한 목적의 PEF 활용을 제약한다는 것. 국내 운용업계 관계자들이 틈만 나면 규제가 없는 헤지펀드를 얘기하는 것도 이같은 규제와 무관치 않다.

증권업무에 대해 지나치게 위험치를 높게 적용하고 있다는 불만도 나왔다. 증권회사에 대한 경영개선 권고 기준인 영업용순자본비율(NCR) 150%는 은행 신BIS 비율 12%에 해당한다며 은행과 차별이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보호 장치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금융상품 가입시 과도한 서류업무로 1시간 이상 소요되는 점 등은 전력 낭비라는 지적이다. 선진국은 온라인이나 전화를 통한 계좌개설이 가능한데, 우리나라의 경우 반드시 본인이 내방해야 한다는 점도 아쉬운 점으로 꼽혔다. 투자권유준칙이 투자자보호를 위해 너무 보수적으로 만들어져 지나치게 투자를 제한하고 있고,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같은 맥락의 불만이다.


신규사업 인가 등에서도 제한이 지나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금융위기 상황으로 일부 금융투자업의 겸영이 제한돼 왔지만 금융위기가 호전된 상황이므로 투자매매·중개업과 집합투자업 겸영 등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한 지급결제업무 부분도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지금은 개인고객에 대한 자금이체업무만 가능해 법인고객에 대한 자금이체 서비스 편의 증진이 어려운 실정이므로 이에 대한 완화가 필요하다는 요구다. 이를 위해서는 금융결제원의 업무별 규약 개정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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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상품 과세제도 개선에 대한 요구도 있었다. 장기보험상품과 다른 장기투자상품 간 조세차이, 파생결합증권과 파생상품 간 조세 차이 등 유사한 금융투자상품 간 과세 내용이 달라 투자자의 금융상품 선택에 왜곡을 줄 수 있으므로 법인세법과 소득세법 등 관련 세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이밖에도 지난친 광고규제와 합리적이지 못한 민원평가도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혔다. 민원접수만으로 민원평가를 하다보니 회사는 민원의 정당한 해결보다는 무마하는 것에 주력하는 실정이란 지적이다.


전필수 기자 phil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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