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당 부채 4263만원… "가계 빚, 관리 가능한 수준"
가구당 자산은 2억7268만원
[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우리 경제의 잠재 위험으로 꼽혀온 가계부채 규모가 관리 가능한 수준임을 보여주는 통계가 나와 관심이 높다. 전체 덩어리로 보면 700조원을 넘는 가계 빚이 걱정스럽지만, 빚을 진 가구의 소득 수준이나 자산 보유 현황을 살피면 그리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결론이다.
지난해 2월 현재 가구당 자산은 2억7268만원, 부채는 4263만원으로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부채가 있는 가구 비중이 높았다. 소득 상위 20%~40%를 일컫는 4분위와 5분위 가구에 총부채의 71.2%가 몰려 있었다. 갚을 능력이 있는 가구에 빚이 많다는 의미다.
다만 저소득층의 경우 부채 보유 비율과 규모가 적더라도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나 처분가능소득 대비 총부채 비율이 높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금융감독원·한국은행과 함께 전국 1만 표본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29일 발표한 '2010년 가계금융조사' 결과를 보면, 가구 당 평균 자산은 2억7268만원, 부채는 4263만원이었다. 자산 가운데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건 부동산(75.8%)이었고, 금융자산 비중은 21.4%에 머물렀다. 금융당국이 부채 총량 집계에서 나아가 가구별 특성을 고려한 통계를 내놓은 건 올해가 처음이다. 관계부처는 앞으로 매년 관련 통계를 작성할 계획이다.
4263만원의 부채 중 2884만원은 금융부채(67.6%)였다. 임대보증금이 1380만원(32.4%)으로 나머지를 이뤘다. 금융부채 가운데 담보대출은 2329만원으로 총부채의 절반 이상(54.6%)을 차지했다.
소득 수준이 높은 가구는 자산과 부채도 많았다. 소득 상위 20% 가구(5분위)의 자산은 평균 6억2048만원이었고, 이들 가운데 75.3%가 평균 1억 3986만원의 빚을 지고 있었다. 반면 소득 하위 20%가구(1분위)의 자산은 평균 1억1052만원이었고, 이들 중 28.8%가 평균 3081만원씩 빚을 진 상태였다.
가구주의 연령별로 나눠보면 자산이 가장 많은 연령대는 50대로 평균 3억5848만원의 자산을 가지고 있었다. 60대 이상이 2억9491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연령대별 담보대출의 성격도 달랐다. 30대(55.0%)와 40대(42.5%)는 주로 살 집을 마련하기 위해 돈을 빌렸지만, 50대(31.7%)와 60대 이상(35.4%)에서는 사업자금 마련을 위한 담보대출 비중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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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자산(자산에서 부채를 뺀 나머지) 지니계수는 0.63으로 나타났다. 소득 상위 10%(10분위)의 순자산 점유율은 47.2%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과 비교하면 지니계수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다. 고소득층의 사회복지비용 부담 비중이 높은 스웨덴(0.89)이나 미국(0.84), 캐나다(0.75) 등의 지니계수는 비교적 높은 축에 들었다. 지니계수는 0부터 1 사이의 수치로 측정하며 0에 가까울수록 소득 불평등도가 낮다고 본다.
한편 기획재정부는 이날 통계를 분석해 "가계 빚의 총액은 많은 편이지만, 가구별 특성에 따른 가계 부채 분포나 재무건전성 등을 고려하면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재정부는 다만 "가계의 부채 줄이기 노력으로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고, 저소득층과 고연령층은 소득대비 부채 상환 능력이 떨어져 서민금융 등 정책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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