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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아파트 '선납할인'.. "싼 만큼 위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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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도금 미리 낸후 건설사 부도나면 분양보증서 제외돼

[아시아경제 정선은 기자]# K씨는 아파트 중도금을 미리 냈다가 시공사가 부도처리되면서 큰 손해를 봤다. 중도금을 6차에 나눠 납부하기로 계약한 K씨는 내년 3월 4회차 중도금을 내면 됐다. K씨는 충분히 돈이 있고 미리 내면 가격을 깎아준다는 말에 12월 초 미리 4회차분까지 납부했다. 그런데 얼마 안돼 건설사가 파산하면서 K씨는 미리 냈던 중도금을 돌려받지 못하게 됐다.
부동산 경기침체 속에 건설사가 미분양 아파트에 적용해주는 선납할인에 주의가 요구된다. 분양보증업무를 맡는 대한주택보증에는 이 같은 민원이 심심찮게 들어온다. 자칫 할인을 받으려던 계약자가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주택보증은 건설사가 파산하면 미리 낸 중도금은 분양보증을 적용받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내 집 마련 수요자라면 가격할인의 대가로 짊어지는 위험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선납할인은 말 그대로 건설사가 정한 기일보다 미리 납부하면 집값을 깎아주는 것이다. 일부 건설사들은 미분양 물량을 빨리 털어내기 위해 기존계약자의 반발을 받으면서도 이 같은 마케팅 전략을 편다. 분양대금은 보통 2~3년 걸쳐 계약금·중도금·잔금을 차례로 나눠 내는데 중도금 대출이자를 면제해 주거나 분양가를 깎아주는 것이다. '악성 미분양' 물량인 서울의 한 아파트는 계약금 내고 잔금을 내야 하는 3개월 이전에 선납하면 분양가의 10~15%를 깎아주는 조건을 내걸었다.

실제로 선납할인은 뚜렷한 가격절감효과가 있다. 지난 2009년 8월부터 입주를 시작한 한 대형건설사의 아파트는 현재 200㎡가 넘는 대형평형이 남아 있다. 일부 회사보유분과 대출을 과다하게 받다가 해지한 물량에 대한 접수라는 게 해당 분양사무소장의 설명이다. 이 분양사무소장은 "층·동·호수에 따라 다르지만 시세에 비해 3.3㎡당 100만~150만원 싸다"며 "새 아파트를 5~6년 전 가격으로 주변시세보다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고 장점을 강조했다.
하지만 선납할인은 내려간 가격폭만큼 감수해야 할 리스크도 크다. 특히 부동산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건설사의 유동성은 크게 악화돼 일부 파산하는 경우도 있다.

대한주택보증 관계자는 잔금에 대한 선납할인은 아예 주택분양보증의 적용대상도 아니라고 강조한다. 주택분양보증은 사업주체가 부도 등의 사유로 분양계약을 이행할 수 없을 때 대한주택보증이 나서서 분양계약을 이행하거나 납부한 계약금 및 중도금을 환급하는 제도다. 입주예정일이 많이 지난 미분양 물량의 경우 '뭉텅이' 잔금을 미리 내면 집값을 깎아주는 경우가 있다. 가격할인 효과만 생각해 보증도 되지 않는 위험한 계약을 하는 게 아닌지 주의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미분양 마케팅으로 사용되는 건설사의 선납할인제도를 꼼꼼히 저울질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충영 대한주택보증 보증이행팀 과장은 "선납할인은 계약자와 사업주체 사이에만 유효한 계약"이라며 "리스크를 감수한다면 몰라도 선납할인은 사업주체가 부도가 나면 보증에 대해 면책된다"라고 조언했다.



정선은 기자 dmsdlu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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