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김연아 선수를 피겨 스케이팅으로 이끈 것은 과천시민회관 코치였다. 스케이팅 단체 강습을 맡던 그는 김연아의 재능을 알아보고 선수의 길을 걷도록 권유했다고 한다.


기자가 만나본 대학생 벤처인들도 이처럼 자신을 벤처의 길로 이끈 '멘토'를 가지고 있다. 각자 저마다의 방법으로 멘토를 만난 대학생들은 감명을 받거나, 자신감 혹은 깨달음을 얻어 벤처의 문을 두드렸다.

◆"나도 저런 삶을 살아보겠어"=최기웅(27ㆍ한양대)씨는 지난 2008년 이준희 옥션 창업자(현 원어데이 대표)를 만난 경험을 잊지 못한다. 이 대표와의 만남은 최씨에게 벤처의 삶이 무언지 일깨워줬다.


"기업인을 만나 인터뷰를 하는 공모전에 나간 적이 있습니다. 그 때 대상 인물로 이 대표님을 선택한 거죠."

별 생각 없이 찾아간 인터뷰였다. 그러나 국내 최대 오픈 마켓을 성공시킨 '벤처의 전설'로 불리는 이 대표의 한 마디 한 마디는 최씨의 가슴에 파고들었다.


"밑줄 친 노트는 사용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밑줄이 쳐져 있으면 거기에 맞춰 글을 쓰게 되고, 나아가 생각이나 사고도 틀에 박힌다는 설명이었죠. 항상 하얀 백지에 생각을 적고 구현해 나가려고 노력한다는 말을 듣고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진로를 두고 고민하던 그에게 이 대표의 말과 행동은 미래를 정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좀 더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사고를 하려는 게 느껴졌습니다. 그런 삶이 벤처라면 나도 걸어가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최씨는 올해 한양대학교에서 주최한 '기술사업화경진대회'에 참가해 지식경제부장관상인 대상을 수상했다. 이 대표가 그를 벤처인으로 만든 셈이다.


이준희 대표처럼 이미 성공한 벤처인은 대학생을 포함한 예비 벤처인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멘토다. 그들이 그려 놓은 성공 궤적을 보고 후배들은 "나도 저 길을 걸어가야겠다"고 결심한다.


벤처기업협회가 올해 7월부터 진행 중인 '벤처 7일장터'도 이를 위해 만들어진 행사다. 황철주 주성엔지니어링 대표를 포함한 32명의 벤처인들이 매월 60여명의 멘티들과 만난다. 행사를 총괄하는 허영구 벤처기업협회 팀장은 "벤처인뿐 아니라 벤처캐피탈리스트 등 관련 기관의 전문가들도 도움을 주고 있다"며 "정보가 부족한 예비 벤처인에게 좋은 기회인 셈"이라고 말했다.


◆"자네, 벤처해보지 않겠나"=대학생이란 특성상, 담당 교수가 멘토로 역할하는 경우도 많다. 장현진(30ㆍ홍익대)씨를 평범한 대학원생에서 벤처기업 매크로 프로젝트의 대표로 바꿔놓은 것도 안석근 홍익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다.


"평범하게 입사하면 나중에 나이가 들었을 때 자기 것이 없다는 말을 많이 하셨습니다. 회사에만 매달리면 미래가 없으니 벤처를 하라고 권유하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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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교수 스스로도 교직에 들어오기 전 벤처를 경험한 터였다. 벤처 선배로서 학교 제자에게 조언을 해준 셈이다. 안 교수는 "실패해도 좋다. 젊을 때부터 목표를 가지고 파고들어야 한다"며 장씨에게 자신감을 북돋아 줬다고. 장씨는 지난 5월 세계벤처대회 격인 '스타트업 위켄드(Startup Weekend) 서울 2010'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대학생 벤처는 경험이 없고 정보가 부족한 만큼 멘토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허 팀장은 "사람과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정보를 구하는 게 좋다"며 "정보도 얻고 인적 네트워크도 넓어지는 만큼 멘토는 꼭 확보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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