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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민은 안중에 없는 난장판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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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회는 왜 존재하는가. 정권이 바뀌고 여당과 야당이 바뀌어도 정치권이 허구한 날 문을 여느니 못 여느니 티격태격하다가 정작 문을 열면 법안 처리를 둘러싸고 툭하면 욕설이나 주먹질을 하는 곳, 난장판이 다름아닌 대한민국 국회다. 민생은 내팽개치고 정쟁으로 날을 새우는 국회에 이젠 정말 넌더리가 난다. 국회가 없어진다고 한들 더 나빠질 게 뭐 있겠느냐는 국민들의 탄식이 예사롭지 않다.

여야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놓고 그제부터 어제까지 연 이틀 난투극을 벌였다. 국회 본회의장과 중앙홀은 조폭 행동대원들처럼 욕설과 멱살잡이에 주먹다짐을 하는 여야 의원과 보좌관들로 뒤엉켰다. 살벌한 싸움터로 변한 것이다.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해 민간인까지 숨지게 한 변란이 일어난 게 불과 보름 전이다. 국민들을 위무하기는커녕 오히려 불안감을 더 부추기는 짓거리나 한 꼴이다.
따지고 보면 어제의 아수라장이 그리 놀랄 일은 아니다. 국회에서의 폭력은 고질병이다. 특히나 18대 국회는 더욱 그렇다. 2008년 12월, 한나라당의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상임위 단독 상정에 맞서 민주당은 쇠망치와 전기톱을 들었다. 2009년 7월에는 미디어 관계법을 놓고 여야가 본회의장에서 역시 난투극을 벌였다.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당시 한국 국회를 '패싸움 장소'로, 국회의원을 '피에 대한 욕망을 가진 자'라고 했다. 대꾸할 말이 없다.

잘잘못을 따지는 건 부질없다. 여와 야의 행태가 똑같기 때문이다. 다수의 힘을 믿고 매사 밀어붙이려는 여당, 반대를 위한 반대를 고집하며 투쟁으로 일관하는 야당. 여와 야의 처지가 바뀌었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국회에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사라진 지 오래인 것이다. 여야 모두 정략적인 정치게임에 빠져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는 얘기다. 더욱 한심한 것은 그 요란한 난투극 와중에도 자신들의 세비는 5.1%나 올리고, 한쪽에서는 지역구 챙기기에 골몰했다는 사실이다.

국회는 정치적, 사회적 갈등의 조정 역할을 하는 곳이다. 국회는 여당의 국회도, 야당의 국회도 아닌 국민과 나라의 국회다. 국민의 고통을 덜어주기는커녕 외려 더 불안하게 만든다면 그런 국회도, 국회의원도 존재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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