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놓고 그제부터 어제까지 연 이틀 난투극을 벌였다. 국회 본회의장과 중앙홀은 조폭 행동대원들처럼 욕설과 멱살잡이에 주먹다짐을 하는 여야 의원과 보좌관들로 뒤엉켰다. 살벌한 싸움터로 변한 것이다.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해 민간인까지 숨지게 한 변란이 일어난 게 불과 보름 전이다. 국민들을 위무하기는커녕 오히려 불안감을 더 부추기는 짓거리나 한 꼴이다.
잘잘못을 따지는 건 부질없다. 여와 야의 행태가 똑같기 때문이다. 다수의 힘을 믿고 매사 밀어붙이려는 여당, 반대를 위한 반대를 고집하며 투쟁으로 일관하는 야당. 여와 야의 처지가 바뀌었어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국회에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가 사라진 지 오래인 것이다. 여야 모두 정략적인 정치게임에 빠져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는 얘기다. 더욱 한심한 것은 그 요란한 난투극 와중에도 자신들의 세비는 5.1%나 올리고, 한쪽에서는 지역구 챙기기에 골몰했다는 사실이다.
국회는 정치적, 사회적 갈등의 조정 역할을 하는 곳이다. 국회는 여당의 국회도, 야당의 국회도 아닌 국민과 나라의 국회다. 국민의 고통을 덜어주기는커녕 외려 더 불안하게 만든다면 그런 국회도, 국회의원도 존재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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