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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에 손 내민 현대그룹, 어제의 적이 동지로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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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상선 유상증자 참여요청에 현대重 '고심'

[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현대건설 인수를 놓고 '어제의 적'이었던 현대그룹과 현대중공업이 손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 주목된다. 물론 겉으로는 협력을 내세우지만 속내는 양측의 치밀한 전략과 계산이 숨어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은 주요계열사인 현대상선·현대아산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한 직후 현대중공업에 현대상선 유상증자 참여를 요청했다.
현대중공업 측은 "현대그룹이 유상증자 참여를 요청해 와 현재 검토중에 있다"며 "현대상선의 청약이 오는 12월 23~24일로 예정돼 있으니 그 전에 이사회를 통해 유상증자 참여여부가 결정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KCC그룹과 함께 현대그룹 경영권 분쟁의 주인공이었으며, 이번 현대건설 인수전에서도 사실상 현대자동차그룹에 무게를 실어줬다. 이런 현대중공업은 현대그룹에게 '가족'이면서도 '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상선 유상증자에 참여를 요청한 것에는 많은 계산이 숨어있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일단 현대그룹으로써는 현대상선 유상증자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고, 그 열쇠는 현대중공업에 결정에 달려있다.
현대중공업이 사실상 현대상선의 최대 주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1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가 24.52%인데 반해 현대중공업은 17.60%로 두 번째, 계열사인 현대삼호중공업이 7.87%로 네 번째로 많은 지분을 갖고 있어 양사를 합친 지분율은 25.47%다. 우호세력인 KCC의 5.00%를 합치면 30%가 넘는다.

현대상선이 현대그룹의 캐시카우라는 점을 놓고 볼 때 이러한 지분구조는 현대그룹에 불안 요소다. 하지만 이보다는 자금 확보에 더 큰 의미를 던졌다.

현대중공업이 유상증자에 참여할 경우 현대그룹은 현대건설 인수 자금 마련에 있어 숨통을 트게 된다. 총 4000억원에 달하는 이번 유상증자에 현대중공업은 1000억원 가량을 투자하게 된다. 현대차를 밀어주던 현대중공업을 끌어들이면 현정은 회장의 지배구조에 반발하고 있는 KCC 등도 참여 쪽으로 기울게 돼 목표액을 채울 가능성이 높아진다.

만약 현대중공업이 참여를 하지 않는다고 해도 현대그룹은 전부를 잃는 것은 아니다.

유상증자가 목표액을 채우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지분구조에서 현대중공업의 비중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 지분 8.30%를 보유하고 있는 현대건설은 유상증자 참여로 가닥이 잡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는 현 회장의 지배력이 강화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차그룹과 KCC 등이 현대그룹 지분율이 매우 낮은 상황이라 현대그룹을 견제할 수 있는 범 현대가는 현대중공업이 유일하다. 따라서 현대중공업은 현대상선 2대 주주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유상증자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상선의 유상증자는 범 현대가의 견제를 적절히 활용한 현대그룹의 카드로 볼 수 있다"면서 "현대중공업은 선택의 폭이 넓지 않아 결국 참여를 하되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을 따져보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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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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