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투데이 이은지 기자]배우 김혜수는 10대 청춘스타의 아이콘으로 존재해 왔다. 그를 워너비로, 우상으로 생각하는 10대들이 많았다. 데뷔함과 동시에 스타반열에 올랐고 그에게 있어서 '슬럼프'는 어울리지 않은 듯 했다.
김혜수가 처음부터 연예인 혹은 배우를 꿈꿨던 것은 아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내 의사와 상관없이 CF를 통해 데뷔"했고 배우 변신은 "마치 진행된 계획표가 있었던 것처럼" 자연스레 흘러갔다. 그렇게 '연예인 김혜수'가 됐다. 영화 '이층의 악당' 개봉을 앞둔 그는 16일 아시아경제 스포츠투데이와 만나 배우로 살아가며 느꼈던 고민과 방황을 솔직하게 전했다.
연예인 김혜수는 항상 밝고 긍정적인 사람이었다. 언제나 에너지가 넘쳤고 '음'보다는 '양'이 어울리는 배우다. 하지만 그의 내면은 그렇지 못했다. 20대에 찾아온 늦은 사춘기는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나?'라는 질문을 던졌고, 30대에 이르러선 '여기서 끝'이라는 은퇴를 결심하게 만들기도 했다.
"사춘기가 늦게 왔어요. 20대에 대외적으로는 밝고 명랑하게 보냈지만 내적으로는 굉장히 조화롭지 못했죠. 20대가 지닌 보편성과 특별한 나의 생활과의 간극을 좁히지 못한 결과였죠. 아주 혼란스러웠어요. 30대 역시 혼란의 연장선이었어요. 당시 은퇴라는 말도 거창했고 '이번이 마지막, 여기서 끝'이라는 생각으로 매니저와 그만 두자고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어요."
"은퇴를 결심하고 가만히 생각해봤어요. 20대 청춘에 무엇이 있었을까. 너무 아깝더라고요. 김혜수라는 배우가 연기를 '잘했다' '못했다'를 생각한다면 '아주 잘했다'는 아니지만 열심히는 했거든요. 오랜 시간이 지나고 손자, 손녀를 앉혀 놓고 '할머니가 옛날에 배우였어'라고 말하기엔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청춘이 억울해 눈물이 났어요. 제 스스로 '배우로서 이랬어'라는 그런 느낌을 느껴보고 싶었어요."
사춘기의 20대, 고민의 30대를 거쳐 40대 배우가 된 김혜수. "언젠가는 30대의 결정(은퇴하지 않은 것)을 잘못한 것이라 생각하지도 모르지만 아직까지는 후회하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배우로 살아가며 많은 고민과 방황이 있었기에 지금의 김혜수가 있는 건 아닐까.
스포츠투데이 이은지 기자 ghdpssk@
스포츠투데이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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