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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 미스터리…금감원도 "조사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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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환차익·헤지펀드 청산 가능성 등에 무게"

[아시아경제 이솔 기자]외국계 도이치증권(DSK)이 11일 국내 주식 시장에서 1조원 이상의 매도 공세를 펴며 코스피 지수를 10분만에 50포인트 이상 끌어내렸다. 증권가에서는 일반적인 논리로는 설명할 수 없는 매매행태라며 도이치의 의도를 파악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하지만 시장을 흔들어 놓은 장본인인 도이치증권 측은 이렇다할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11일 코스피 시장은 장 종료 10분 사이 천당과 지옥을 오고갔다. 당초 무난한 옵션만기일을 맞이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동시호가 시간에 외국인 투자자가 1조6000억원의 매수차익잔고를 청산하면서 지수가 급락 마감한 것. 장 중 1976.46까지 치솟았던 코스피 지수는 10분 새 수직하락하며 1914.73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매도물량의 대부분은 도이치증권 창구에서 쏟아졌으며 이에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종목이 집중 포화를 맞았다. 시총 상위 50종목 가운데 단 4종목만이 상승 마감했을 정도. '도이치의 테러'로 코스피 시장에서 신기록도 쏟아졌다. 외국인 순매도 금액이 1조3100억원에 달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프로그램 차익거래 순매도 금액 역시 1조8041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로 집계됐다.
12일 증시 전문가들은 도이치의 대규모 프로그램 매도가 전일 시장 여건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며 '특정한' 배경이 있을 것이라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의 향방에 따른 환차익을 얻기 위해서라는 추측이 우세하다.

유경하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선물과 현물의 베이시스가 개장 직후를 제외하면 이론 베이시스 수준(0.52pt)을 상회했다"며 "프로그램 매물이 나올 상황은 아니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도이치가 시장 상황이 좋은 지금, 올해 수익을 일찌감치 고정하기 위해 주식을 매도했을 수 있고 ▲G20 정상회의 이후 글로벌 유동성에 대한 규제안이 나오면서 원화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고 판단, 미리 대비하기 위해서 대규모 매도를 실행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 역시 "청산의 이유는 환율과 연관된 것으로 본다"며 "6월 동시만기 이후 외국인은 1조6000억원의 차익매수를 진행했고 환율은 1150원 이상였지만 전날 환율은 1107원으로 상당한 환차익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즉 도이치 측은 환율이 추가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 청산을 진행했다는 얘기다. 대우증권은 도이치증권이 환차익을 통해 최대 11.4%의 수익을 얻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헤지펀드의 청산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김태훈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헤지펀드 하나가 청산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여타 국가의 증시는 빠지지 않고 한국 증시만 급락했다는 점에서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추세적 방향성이라기 보다는 일시적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증권 역시 헤지펀드의 포지션 청산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폐쇄형으로 설정된 헤지펀드의 경우 청산을 앞둔 시점에서 2~3개월 전에 환매신청을 받아 매도 시점을 조율하기 때문에 연말까지를 회계기간으로 하는 일부 헤지펀드의 물량일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도이치증권 측은 대답 회피에 급급해 시장의 궁금증을 키우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파악하는 중으로 정확한 답변을 내놓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현재 도이치의 위법성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이정의 금감원 자본시장조사1국장은 "도이치 매도로 인해 전날 시장의 변동폭이 워낙 컸기 때문에 한국거래소와 같이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불법일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어조다.
이 국장은 "매도 주체 및 경위 등에 대해서는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결과가 나오는 데까지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감원은 지난 9월경 도이치코리아에 선물환 관련 조사를 실시했고 지난해에는 공매도 규정 위반으로 기관경고 조치를 취한 바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으로 한국 증시의 외국인 의존도가 얼마나 높은지 확인됐다며 당분간 불안심리가 이어질 수도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정훈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장 막판 그토록 믿었던 외국인에게 당하면서 올해 한국 기업들 이익의 30%에 해당하는 30조원이 10분 만에 주식시장에서 사라졌다"며 "한국 시장이 외국인 매매에 얼마나 취약한지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4분기에 코스피 지수가 1950을 넘어서면 '과열'상태에 달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투자증권의 4분기 코스피 전망치는 1800~1950이다.



이솔 기자 pinetree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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