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美한미은행 인수 15일 계약 만료

이미 두차례 계약 연장…한·미 금융당국 승인 늦어져

[아시아경제 이광호ㆍ박민규ㆍ이현정 기자] 우리금융지주의 미국 한미은행 인수 계약이 오는 15일 만료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과 미국 한미은행의 지주회사인 한미 파이낸셜코퍼레이션(HFC) 간의 주식매매 계약은 이달 15일 만료된다.

우리금융과 HFC는 지난 5월26일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한 이후 7월29일과 9월30일에 이미 두번에 걸쳐 계약을 연장했다. 국내 및 미국 금융당국의 승인이 예상외로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감독원은 우리금융의 LA 한미은행 인수와 관련해 적법성 등을 심사 중인 상태다.

금감원이 심사 결과를 금융위원회에 넘겨주면 금융위는 본회의를 거쳐 승인 여부를 최종 확정하게 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도 우리금융의 LA 한미은행 인수 승인 여부를 심사 중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은행국(DFI)은 지난 8월10일 이번 인수를 승인한 바 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FRB의 허가가 나야 인수가 가능하다.

이번 인수·합병(M&A)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금융위는 오는 17일에 열리는 본회의에 이 안건을 상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금감원의 심사 결과도 안 넘어온 상태"라며 "상정 안건이 확정된 바 없다"고 못 박았다.

이달 17일에 안건이 올라간다고 해도 이미 15일에 계약이 만료되기 때문에 승인을 받으려면 추가 연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양측 간 계약 연장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양측이 합의하지 않을 경우에는 계약이 연장되지 않고 인수가 무산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당초 8월말이나 9월초 인수가 완료될 것이란 예상과 달리 한국과 미국 금융당국의 승인 절차가 늦어져 계약 연장이 불가피했다"며 "양측 합의 하에 또다시 연장할 수는 있지만 현재 HFC와 관련 논의는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일단은 양측이 계약을 연장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 다른 우리금융 관계자는 "국내 금융당국에서는 우리의 계획 실현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FRB에서도 불안정한 미국 경기 사정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승인이 늦어지는 듯하다"며 "우리금융 경영진들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광호 기자 kwang@
박민규 기자 yushin@
이현정 기자 hjlee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