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상봉 직전까지만 해도 "딸을 만나게 돼 좋기만 하다"며 환한 웃음을 보였지만막상 60년 동안 헤어져 있던 딸이 눈앞에 나나타자 할 말을 잊은 채 눈물을 흘리는 딸의 얼굴만 어루만졌다.
70세가 넘은 나이에도 북한에서 지배인(공장 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정혜씨는 고령인 어머니가 돌아가셨으리라 짐작하고 이번에 형제·자매들의 생사 확인만 의뢰했다가 뒤늦게 어머니의 생존 사실을 전해 들었다.
딸 정혜씨는 "저는 잘 있습니다"며 어머니를 품에 안은 후 가족사진과 훈·포장 20여 개를 꺼내 보여줬다.
김례정씨는 "내가 이 아이를 만나려고 오래 살았나보다"며 "큰 어려움 없이 살아온 것 같아 다행이다"고 답했다.
고령인 김씨는 휠체어에 의지해야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기력이 떨어진 상태지만 딸을 만나겠다는 의지로 금강산까지 먼 길을 왔다.
남쪽 가족들은 15년 전부터 정혜씨를 만나기 위해 상봉 신청을 해놓고 애타게 기다렸지만 기회가 오지 않았다.
정혜씨는 6.25전쟁 당시 서울이 인민군에 점령되자 또 다른 오빠 영식씨와 함께 할아버지가 계시던 황해도 연백으로 피신한 후 1.4후퇴 때 오빠와 남자 친척들이 '금방 다녀오겠다'며 정혜씨를 할아버지 댁에 남기고 떠난 뒤 가족들을 만나지 못했다.
문소정 기자 moon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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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빼려고 맞았는데 아이가 생겼어요"…난리난 '...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