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권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오는 30일 열릴 신한금융 이사회 회의에서 류 이사를 회장 직무대행으로 선임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이날 최종 확정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 금융권 경험이 풍부한 류 이사에게 내분과 외환으로 번진 '신한금융 사태'의 수습과 조직 안정을 위한 역할 맡긴다는 판단에서다.
류 이사는 제일은행장(현 SC제일은행)과 은행연합회장 등을 거친 금융계 원로로 금융권 전반에 대한 이해와 오랫동안 신한금융 사외이사, 비상근 사내이사 등을 맡아 신한 내부사정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최근 들어 과도기적 임무를 맡아 신한 사태를 수습할 적임자로 이름이 거론됐었다.
신한금융의 한 사외이사는 "일부 이사들 사이에서 의견교환이 있기는 하지만 최종 결정은 이사회 회의에서 내려질 것"이라며 "재일교포 사외이사들에게 설명이 필요한 부분도 있어 해외 기업설명회 중인 라 회장이 일본을 방문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류 이사의 직무대행 선임은 라 회장의 퇴진을 의미한다. 라 회장은 내외부의 거듭된 퇴진 요구에도 당장 사퇴할 뜻이 없음을 밝혔다. 하지만 22일 국정감사에서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이 라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고 해외 일정에 나선 점 등에 대해 유감을 표시할 정도로 금융당국과의 사이도 악화됐다.
신한 사태는 이백순 신한은행장이 신상훈 지주 사장을 횡령 및 배임혐의로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양측의 폭로전이 거듭됐고 재일교포 주주들의 반발을 사 극심한 내분에 휩싸였다.
신한금융은 이사회를 통해 결국 신 사장의 직무정지를 결정했지만 라 회장의 금융실명제법 위반 혐의에 대해 금융감독원의 중징계 결정이 내려지면서 사태는 더욱 꼬여갔다.
급기야 지난 14일 일본 오사카지역을 중심으로 한 재일교포 사외이사와 대주주들이 라 회장, 신 사장, 이 행장 등 경영진 빅3의 동반퇴진을 요구했고 신한 노조에서도 빅3의 동반퇴진, 사태 수습을 위한 이사회의 역할을 촉구했다.
김민진 기자 asia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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