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성훈 기자]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 했던가. IT분야에서도 예외는 없었다.
모바일 세계를 호령하던 심비안(Symbian) 플랫폼 얘기다.
심비안은 스마트폰 분야에서 여전히 높은 점유율을 자랑한다. 여전히 유럽지역에서 인기는 높다. 가트너에 따르면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심비안은 지난해만 무려 46.9%를 차지했고, 애플과 안드로이드, RIM의 공세가 거셌던 올해도 40%선은 지킬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까지 적어도 30%선은 유지한다는 관측도 있다.
그러나 속사정은 딴판이다. 심비안폰은 스마트폰 시장의 메이저리그격인 고성능폰 경쟁에서는 철저히 외면받고있다. 구식 사용자환경(UI)에 안정성도 떨어지는 플랫폼으로 일반폰과 사실상 차이가 없는 저가 스마트폰에나 사용되는 '퇴물' 취급을 받고 있다. 노키아 단말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한데다 구글 주도의 안드로이드가 애플 아이폰 진영의 대항마로 부상한 것도 원인중 하나다.
이에대해 심비안재단 관계자는 “그동안 삼성전자는 심비안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고 심비안 기반 우수한 휴대폰을 개발해왔다"면서 "삼성의 발전을 기원한다"고 촌평했다. 짝사랑해온 세계 2위 휴대폰 제조사의 전격적인 이별통보에 가슴먹먹한 아쉬움을 담아낸 것이다.
앞서 소니에릭슨 또한 지난달 심비안 기반 스마트폰 개발 계획이 없다고 전격 선언했다. 이보다 먼저 모토로라는 2008년 구글 안드로이드에 올인하겠다며 심비안을 떠났는데 그 전철을 밟는 것이다.
심비안을 탄생시킨 노키아마저 앞으로 중저가 단말에만 심비안을 채택하고, 고사양 스마트폰에는 인텔과 공동개발하는 리눅스기반 '미고'(MeeGo)를 채택한다고 밝힌바 있다.
결국 심비안은 휴대폰 시장의 미아로 전락한 것이다.
물론 심비안측은 멀티태스킹 기능과 UI를 보완한 '심비안^3'를 내놓고 노키아도 최근 이를 탑재한 'N8'이라는 전략모델을 출시했지만 여전히 시장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한때 세계 1위 휴대폰 제조사인 노키아의 자랑거리이자 최첨단 플랫폼으로 각광을 받던 심비안도 이제 가을낙엽처럼 쓸쓸하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운명이다.
조성훈 기자 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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