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뷰앤비전]G20 수업료 줄여야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1996년 한국은 선진국 클럽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으로 들떠 있었다. "마침내 우리도 선진국이 됐다" "한국발전사의 한 획을 그었다" 자화자찬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 같은 찬사는 오래 가지 못했다. OECD 가입은 오히려 한국경제에 부메랑이 됐다. 잘 나가던 한국경제는 샴페인을 너무 빨리 터뜨린 탓에 가입 이듬해 예상치 못한 금융위기에 직면했다. 1997년 말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해야 했다. 1994년 11월8일 1138.75이던 주가지수는 OECD에 정식 가입한 1996년 12월12일 689.38로 추락했고, 1998년 6월6일 280.00을 기록, 최고점 대비 75.41% 하락했다. 투자자들의 자살이 이어졌고, 사회는 혼란에 빠졌다. 선진국 대열에 진입하기 위해 너무 비싼 수업료를 내야 했다.

한국경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또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외환위기의 경험은 약이 됐다. 1996년 OECD 가입 이후 가입국가 중 가장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주목받기 까지는 10년 이상이 걸렸다.
2008년 5월 1888.88이던 주가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같은 해 10월24일 938.75까지 급락했지만 이후 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정상화의 길을 걸으며 위기에서 탈출했다.

2010년 11월 서울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다. 한국이 의장국이다.

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갖는 국가적 지위는 OECD 가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다.
OECD 가입이 선진국 지위를 인정받는 거라면 G20은 세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국가에 등극한 것이다. 우리나라로서는 국격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그러나 OECD 가입에서 경험했던 것처럼 어쩌면 값비싼 수험료를 내야 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사실 G20 정상회의의 핵심의제로 부상하고 있는 환율전쟁의 경우만 봐도 우리는 이미 수업료를 내고 있다.

금융통화위원회가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원ㆍ달러 환율 하락을 의식해 세 달 연속 금리를 동결하면서 서민생활고 가중이라는 수업료가 현실화되고 있다.

중국의 선제적 대응으로 환율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함에 따라 의장국으로서 환율전쟁의 중재자 역할을 통해 국격을 높이겠다는 정부의 계획에도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게 됐다.

각국이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 보호주의로 회귀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만 의장국으로서의 지위 때문에 제 때 대응하지 못한다면 이는 결국 국가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G20 정상회의 이후 환율 불안과 변동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커 금융시장에 상당한 충격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지금처럼 우리가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여 어정쩡한 자세를 계속 유지한다면 세계 경제의 중심국가로 가기 위한 우리의 수업료는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 눈에 보이는 성과에만 집착하다가는 OECD 가입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G20 이후 우려되는 물가불안, 금융시장에 대한 충격에도 대비해야 한다. 그래야만 한국이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서는 데에 대한 수업료를 줄일 수 있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겪으며 출렁거렸던 주가지수가 최근 상승세를 타면서 연내 2000선 돌파에 대한 관심이 크다. 투자 전문가들은 희망적인 전망을 하면서 G20 정상회의의 성공여부가 2000선 돌파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전문가들의 전망이 바람으로 그치지 않길 바란다.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매끈한 뒤태로 600㎞ 달린다…쿠페형 폴스타4 6월 출시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