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자문사들, 연이은 판매중단..왜?
[아시아경제 박지성 기자]이른바 공룡자문사로 불리는 대형자문사들의 자문형랩 상품이 연이어 판매가 중단되면서 그 속사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시의 상승 여력이 크지 않아 신규 판매를 중단했다는 것이 표면적인 이유지만 지나치게 커진 자문사의 수탁액이 운용 능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브레인투자자문은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6개 증권사에 자문형 랩의 신규 판매 중단을 요청했다. 이에 앞서 지난 6월에는 삼성증권이 운용 규모상의 문제로 케이원투자자문의 랩 상품 판매를 중단시키기도 했다. 이들 두 운용사는 계약고만 각각 1조원이 넘어가 전체 자문형 랩 시장의 3분의2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브레인투자자문의 입장은 지금 증시에서 수익을 내기 쉽지 않아 수익률 관리 측면에서 판매를 중단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역량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금액을 운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계좌 수 관리 문제와 함께 수탁액 증가로 특정 종목의 보유비중이 높아지면서 시장에 대응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한 증권사의 포트폴리오 담당자는 "자문형 랩의 장점은 적은 종목으로 시장에 빠르게 대응해 수익을 극대화 한다는 것인데 일부 운용사의 몸집이 지나치게 커진 측면이 있다"며 "브레인이나 케이원도 계약고 1조 이상이라고 하지만 일임자문까지 합치면 각각 2조원이 넘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의 랩 담당자 역시 "자문사 7공주라고 불리는 종목의 최근 정체처럼 대형 자문사의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최근 수익률은 오히려 H사나, K사가 훨씬 나은데 이들은 모두 수탁액 1000억원 대의 자문사"라고 밝혔다.
판매 중지 조치가 다소 늦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시중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대형자문사 편입 종목이 상당히 많이 오른 상태라 판매를 중지하고 포트폴리오를 정비하던지 자기주도주 등으로 구성된 새로운 상품을 내는 것이 맞다"며 "1조가 넘어가는 시점에서의 판매 중단은 다소 늦은 감이 있다"고 평가했다.
브레인투자자문의 상품을 판매하는 증권사 관계자도 "랩 자체의 수익성이 정체된다고 판단하면 우리가 판매를 중지시키거나 비중을 조절하는 경우도 있다"며 "이번의 경우는 브레인 측에서 판매 중단을 요청하기 전에 이미 주식 비중을 40%로 줄여 놓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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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정체에 판매 중단까지 이어지는 상황에서 제일 답답한 것은 투자자들이다.
자문사 랩에 투자 중이라는 김모씨는 "신규 투자자가 수익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말은 기존 투자자들도 수익을 더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말이 아니냐"며 "투자를 하라는 건지 돈을 빼라는 건지 혼란스럽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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