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지면 무늬 디자인 따라 주행·제동 성능 좌우
F1 타이어에 숨은 과학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자동차기술의 총집약체라고 불리는 모터 스포츠는 최고 수준을 보여주는 만큼 '트랙 속의 과학'이라고 할 수 있다.
엔진, 브레이크 등과 같은 핵심 부품도 중요하지만 모든 환경적, 기술적 요인들을 이겨낼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레이싱 타이어에도 과학은 숨어있다. 직선구간과 급커브에서 시속 300km에서 시속 100km로 감속하며 극강의 코너링을 보여주는 레이싱 머신들이 단 0.1초의 기록이라도 단축시키기 위해서는 높은 차량 성능은 물론 이를 받쳐줄 수 있는 세계 최고의 타이어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타이어가 노면에 접하는 면과 좌우 바퀴 간격의 치수를 의미하는 타이어 트레드(tread)는 타이어 접지면의 무늬에 따라 주행 및 제동 성능을 좌우한다.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는 운전자의 경우 약간의 트레드만 있는 세미슬릭 타이어를, 고속 주행과 코너링을 즐기고 안정적인 핸들링을 원하는 운전자의 경우에는 바깥쪽 트레드가 좌우 서로 다른 비대칭형 트레드가 적합하다.
타이어의 승차감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트레드 패턴(접지면의 돌기)의 표면을 스펀지처럼 잘게 쪼개 충격을 잘 흡수하도록 설계한다. 타이어는 표면에 '커프'라는 미세한 홈이 많은데, 주행 시 소음을 줄여주고 충격을 흡수해 안락한 승차감을 제공한다. 또 트레드에 사용하는 고무에는 가장 부드러운 연성 제품이 들어간다.
그렇다면 F1과 같은 레이싱 경주에서는 어떤 트레드가 있는 타이어가 사용될까? 정답은 타이어에 홈이 없는 슬릭 타이어다. 시속 300km 이상의 고속 주행에서는 블록에 의한 노면 저항이 없는 타이어가 코너링과 접지력에 유용하기 때문이다.
F1용 타이어는 대개 폭이 넓다. 레이싱의 경우 최대 감속 시 5G의 압력이 발생하는데, 타이어의 접지면적이 넓어야 신속한 가속과 제동에 효과적이다.
일반적으로 타이어 접지력은 편평비가 낮을수록 높아지는데, 편평비란 타이어의 단면폭에 대한 단면높이의 비율에 100을 곱한 것이다. 예를 들어 편평비가 65라는 것은 타이어의 단면폭을 100으로 볼 때 단면높이가 65라는 뜻이다. 이 편평비의 숫자가 낮을수록 타이어의 폭은 넓어져 제동 성능은 물론 조정안정성과 고속주행성이 뛰어나다. 일반적으로 초고속타이어라고 부르는 UHP(Ultra High Performance) 타이어는 편평비가 낮다.
패턴 역시 레이싱 타이어를 위한 연구 대상이다. 패턴은 도로와 맞닿는 타이어 부분으로, 이를 보면 타이어의 성능을 알 수 있다. 비록 레이싱 타이어는 민무늬가 많은 만큼 해당사항이 없을 수 있지만 보다 나은 성능을 위해 패턴 연구는 지속되고 있다.
리브패턴(세로줄)이 많은 타이어는 코너링과 승차감이 우수하고 소음이 적어 승용차에 적합하며 러그패턴(가로줄)은 구동력과 제동력이 뛰어나지만 주행 소음이 커 트럭이나 버스 뒷바퀴에 사용된다. 최근 선보인 '비대칭 패턴'은 바깥쪽은 접지면을 최대로 해 코너링에서 높은 성능을 자랑하고 안쪽은 배수성과 승차감을 살려 고급 타이어의 패턴으로 주로 쓰인다.
최근에는 물리적인 승차감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 느끼는 승차감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타이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소음까지도 고려한 타이어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타이어 개발시 VNT(Virtual Noise Proofing)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VNT 기술은 타이어에서 나는 소음 중 인간의 귀에 들리는 소리만을 가려 타이어를 설계하는 과정에 적용하는 통합 기술이다. 또 타이어 소음을 시뮬레이션으로 구별해 인근 도로 주변 소음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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