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F1 D-6]코리아 그랑프리를 넘어
필자 주위에 이제는 F1 그랑프리를 아는 사람이 꽤 많이 늘었다. 모터스포츠 분야에서 활동하다보니 그쪽으로 얘깃거리가 흐르기도 했거니와 최근 몇 년 동안은 TV와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10여 년 전만 해도 F1이라는 단어는 일반인들에게는 낯설었다. ‘00은행’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신용카드와 이름도 같아 F1 그러면 “아, 그 카드”라며 “영업하나?”라는 반문을 받았던 기억도 있다. 당시 장년층보다 상대적으로 정보를 빨리 접하는 청소년들도 마찬가지였다. 90년대 후반 청소년들은 F1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라는 호기심에 여의도의 한 고등학교 2학년생 100여 명을 대상으로 파악에 나섰던 기억 때문이다.
설문 결과는 암담했다. F1 그랑프리와 함께 국내 모터스포츠 부문의 모든 문항에서 10% 미만의 답이 돌아왔다. 특히 “F1을 알고 있다”는 응답율은 단 9%에 불과했다. 그 시기는 전라북도 군산에서 F1 그랑프리를 98년도부터 개최한다며 홍보도 열심히 하던 때였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군산에서의 프로젝트가 잘 진행되었다면 우리는 일본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로 F1을 개최한 국가가 되었을 거라는 생각(말레이시아가 99년부터 F1을 개최했다)은 잊을만 하면 들었다. F1 그랑프리에 대한 일반인들의 인지도도 매우 높아졌을 수 있다. 하지만 군산 F1 프로젝트는 풍선이 임계점에 도달하면 터지 듯 한 순간에 ‘펑’하고 터졌다.
이후 얼마 동안은 F1을 이야기 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건 다른 나라의 이야기일 뿐이었다. 하지만 99년 경상남도 창원에서 코리아 슈퍼프리 F3를 개최하면서 F1은 다시 고개를 들었다. F3 출신의 드라이버들이 F1에 진출하는 등용문의 역할을 했기에 이를 바탕으로 F1도 치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어느 정도 붙었기 때문이다. 진도도 나갔다. 경상남도 진해(지금은 창원으로 통합)에 ‘F1 자동차경주장’ 부지가 정해지는 등 개최에 열의를 보였다. 그러나 이마저도 복합적인 사정으로 계획을 접어야 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F1은 한국과 인연(?)이 없다”고 얘기하는 이들이 하나 둘 생겨났다. 그 상황에서 엠브리지홀딩스(현 KAVO의 전신)와 전라남도가 팔을 걷었다. 그게 2005년쯤의 일이다. 하지만 이미 두 차례나 F1 실패를 지켜봤던 많은 모터스포츠인들은 교통과 숙박은 물론 경제성 등 갖가지 이유를 들어 ‘불가’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려는 의지가 강한 쪽과 그렇지 못한 측의 골도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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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0월, FOM과 전라남도, 카보(KAVO)는 대한민국에서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인 ‘F1 그랑프리’를 2010년에 개최한다고 확정해 발표하자 개최 불가 부분은 상당부분 수그러들었다. 하지만 이후 4년 동안 잊을 만하면 고개를 드는 등 안팎으로 우여곡절을 겪기도 한다는 소식이 간간히 들려왔다. 그런 F1 그랑프리가 개최를 불과 한 달여를 앞두고 있다. 이제는 누구도 F1 코리아 그랑프리 개최를 의심하지 않는다. 심지어 불가를 외치던 이들도 관련 행사에 얼굴이 보인다. F1을 준비하는 쪽에서는 불모지에 가까운 한국에서 전 세계 모터스포츠의 축제를 치르게 된 것에 대한 자신감도 쌓여가고 있다. 이런 분위기라면 F1을 성공을 자신해도 충분하다.
그리고 F1 코리아 그랑프리를 치른 후. 대한민국 모터스포츠는 한 뼘 이상 더 자라 있을 것이라는 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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