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

[기자수첩]삼성과 두산이 거둔 '아름다운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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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85년 미식축구 정상자리를 놓고 다투던 네브라스카대학 코치 톰 오즈본은 1점차로 뒤지던 때, 필드 골로 무승부만 해도 챔피언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과감하게 터치다운 전략을 펼쳤다.


결국 실패로 끝나 챔피언 반지를 놓쳤지만 그와 그의 팀은 진정한 승부사로 패배 후 우승 팀 못지 않은 찬사를 받았다.

이를 전설적 명승부라고 하지만 삼성과 두산의 플레이오프전은 이를 능가하는 '아름다운 승부'였다.


승자에게 찬사가 쏟아지고 패자는 잊혀지는 냉혹한 현실에서 응원군들은 승자에 아낌없는 박수의 갈채를 보내면서 패자에게도 무한한 격려, 그리고 오히려 내년에 대한 기대감을 보이며 등을 두드려줬다.

5차전 내내 마지막 이닝까지 팽팽히 맞서며 결국 1점차로 승부를 가른 두 팀에 어느 누구도 '흠'을 낼 수 없었다.


삼성은 그룹 사내 네트워크에 '삼성 라이온즈'의 투혼을 배우자고 했고, 두산은 광고를 통해 결코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지켜봐 달라며 팬들의 무한격려에 화답했다.


경제적 측면에서 접근해봐도 삼성과 두산은 이미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막대한 효과를 거뒀다.


두 그룹 모두 '결코 포기하지 않는 기업', 그리고 페어플레이로 끝까지 최선을 다한 '기업정신'을 국민들에게 각인시켜줬다. 직원들의 사기진작, 단합력은 논할 필요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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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계열사의 한 직원은 "졌지만 이번만큼 직원들이 두산이라는 이름 아래 '하나됨'을 느낀 적이 없었다"고 말할 정도다. 삼성그룹 관계자도 "두산의 저력과 끈질김에 놀랐고 또 이를 누르고 승리한 삼성 선수들의 투혼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며 "직원들의 사기가 한껏 올라가 있다"고 했다.


'조직의 생존전략'의 저자 아베 유키오는 "싸움에서 이기는 것이 우선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좀 더 미학적으로 이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점수 승패를 떠나 삼성과 두산은 서로 진정한 '아름다운 승리'를 거뒀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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