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규 전 대구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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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음악가보다는 의사가, 의사보다는 기업인이 사회적으로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는 인물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가는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은 고객을 창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12일 휴넷이 주최하고 아시아경제신문이 주관하는 CEO포럼에 연사로 나선 이재규 전 대구대 총장은 강연 초기에 음악가보다는 의사가, 의사보다는 기업가가 더 낫다라는 다소 도발적인 주장을 던졌다. 음악가가 연주회장에서 박수와 갈채를 듣고 자신과 타인의 소소한 만족을 불러일으키는 데 비해 의사는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는 직업이라는 것이다. 반면 기업과 경영자는 한걸음 더 나아가 산 사람들이 죽지 않도록 하며 따뜻하고 편리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제화와 서비스를 생산하기 때문에 더 나은 존재라는 것이다.

이씨는 기업의 목적이 이윤추구가 아니라 더 많은 고객창조라고 봤던 경영학의 선구자 피터 드러커의 신봉자이자, 기업인의 사회적 역할에 무한한 신뢰를 보내는 인물. 이 씨는 "기업인이 많은 사회적 기여를 함에도 불구하고 칭송을 받는 일은 드물며 심지어 반기업 정서가 만연하고 있다"고 개탄한다. 이는 슘페터가 "자본주의 성공은 자본주의에 대한 대중의 혐오감을 증대 시킨다"고 했던 것과도 상통한다. 그렇다면 기업인이 비판의 대상이 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이며 이를 타개하기 위한 해결책은 무엇일까?


그는 절대 권력이 지배하며 근본적인 평등이 불가능했던 고대 역사에서부터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갔다. 유토피아를 찾아 헤맸던 고대에서부터 의식주의 해결과 외부침략의 방어, 사회적 평등을 사람들이 원했었으나 결국은 종교도 탁월한 통치력을 가진 지도자도 이 문제들에 대해 완전한 답을 내놓지는 못했다.

또한 지배 권력은 백성들이 부를 추구하는 것을 경계했다. 사유재산이 없어 원천적인 평등이 불가능한 사회에서 권력을 유지하려면 백성 통제의 수단으로 부와 욕망의 추구를 지속적으로 차단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부'를 추구하는 것은 그릇된 일이라는 인식을 사람들에게 심어주기 위해 노력했다. 동양에선 사농공상이라 해서 상업을 가장 천한 일이라고 가르치고 서양에선 셰익스피어의 '베니스의 상인'처럼 부를 쫓는 자를 악덕한 존재로 묘사하기도 했다. 오늘날 일반인이 기업가들에게 부정적 시각을 가지는 것도 결국은 이러한 고대 윤리적 논리가 어느 정도 작용하는 것이 아닐까?


이 씨의 주장에 따르면 오늘날에 이르러 '자본주의'와 '기업'은 이런 불평등한 상황을 타개한 구원책이 되고 있다. 부유층이나 입던 버버리코트를 누구나 맘먹으면 살수 있게 한 의복의 민주화, 웰빙푸드와 다이어트 등 음식을 마다할 수 있게 한 음식의 민주화, 성주나 부유 계층이나 살 수 있다고 생각했던 '타워', '캐슬' '빌라' '팰리스' 등에 살수 있게한 주택의 민주화, 컬러 텔레비전으로 누구나 소식을 접할 수 있게 하는 정보의 민주화를 가져온 장본인이다.


종교는 인간의 정신적 삶을 바꾸는 역할이라면 경영은 인간의 물질적 삶을 바꾼다. 그리고 정치가 권력을 민주화하는 것이라면 기업은 '부(富)'를 민주화한다. 이런 주장은 경영학을 단순히 돈 버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기 위한 학문으로 보며, "인간의 행복을 증진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물질적 소비수준 증대를 통해서 가능하다라"고 했던 피터 드러커의 철학에 기초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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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드러커는 기업의 목적이 이익을 추구하는 것에서 나아가 고객을 더 많이 창조하는 것에 있으며 '이익(수입)'은 결국 기업의 존속과 재투자를 위한 미래비용이라는 것을 경영자들에게 주지시켰다. 따라서 이씨가 도출한 정답 역시 오늘날 지식혁명 시대를 맞아 기업가들이 인간의 물질적 삶의 수준을 바꾸는 데 기여하며 이긴 자의 책임을 수행하는 것이다. 기업가는 돈벌이의 주역이 아니라 인간의 물질적 삶의 수준을 바꾸는데 기여해야 한다는 말이다.


더불어 현대는 지식이 산업과 결합해 생산력을 증대시키는 산업혁명 시대에서 지식과 지식이 결합해 새로운 지식을 낳는 지식혁명 시대로 진화했다. 이 씨는 지식근로자들이 새로운 자본가로 등극한 시대에 경영자는 더 많은 지식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한다고 말한다. "기업인은 스스로 더 많이 배우려고 항상 노력해야합니다. 기업은 부를 민주화하고 경영자는 삶의 수준을 높이기 때문입니다. 또 기업인 스스로 자신을 위대하게 생각하는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사진 = 송원제 기자 swi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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