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소민호 기자] 건설업계의 다리(橋)전쟁이 뜨겁다.


길고 멋진 다리는 멀리 떨어진 오지나 바다로 막힌 낙도를 빠르게 연결해준다. 편리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해주는 문명의 이기이며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처럼 관광자원 역할도 한다. 이런 장대 교량건설이 곳곳에서 추진되며 건설사들을 자극하고 있다.

그동안 대형 건설사간 자존심을 건 수주경쟁은 자주 벌어졌다. 단순히 일감을 확보하는 의미를 벗어나 다른 회사보다 높은 기술경쟁력을 자랑할 수 있어서다. 주교각간 거리가 800m 이상인 교량건설에는 주탑과 케이블 등의 설계·설치에 고난이도의 기술이 적용된다. 이미 인천대교, 거가대교, 이순신대교, 영종대교, 제 2남해대교 등에서 일전을 벌인 건설업계는 전장을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으로 옮길 태세다. 다리 전쟁은 높이, 길이 등 규모는 물론 기술경쟁을 포함하고 더욱 점입가경이다.


앞으로 나올 초장대 교량 역시 대형 건설사들의 선점 경쟁은 불가피하다. 화양~적금간 교량건설공사에는 현대건설, 삼성건설, 대우건설, 대림산업 등이 수주경쟁에 나섰다. 내년에 나올 부산외곽순환도로에서도 대형사간 경쟁이 예상된다. 동서남해안권 개발과 30대 선도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추진중인 마산~거제 연륙교도 마찬가지다.

건설사간 양보없는 수주경쟁은 해외진출을 추진하는 건설사로서는 필연적이다. 해외에서는 주 교각간 거리만 3300m에 달하는 이탈리아 메시나대교(Messina Straits Bridge)를 비롯, 인도네시아 순다대교(Sunda Straits Bridge) 등이 줄줄이 계획돼 있다.


이에 정부와 건설업계는 세계적 교량건설 기술력을 확보하고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부족한 설계기술 등을 보완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국내에서 인천대교와 광안대교, 거가대교 등을 완성하며 충분한 시공기술력을 쌓았지만 선진국 대비 떨어진 설계와 장비 기술력은 시급히 보완돼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토목학회는 국내 교량기술 수준이 선진국 대비 약 76%라며 국내 장대교량 핵심기술의 대부분이 해외기업에 의존도가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사실 1985년 현대건설이 말레이시아에서 페낭대교를 완공하는 등 건설사들의 교량분야 해외진출 역사는 짧지 않다. 하지만 이 페낭대교는 주 교각간 거리가 440m인 사장교여서 최근의 추세로 볼 때는 고난이도의 기술력이 아니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정부 주도의 기술연구가 진행 중이다. 국토해양부 주도로 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이 주관하는 '초장대교량사업단'이 2008년 출범했다. 송필용 사업단장은 "2015년까지 주요 교각간 거리가 1000m 이상인 사장교와 2000m 이상인 현수교 관련 기술을 실용화하기 위해 연구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2014년께는 실제 교량에서 연구한 기술을 적용하는 '테스트베드'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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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 김대홍 부장은 "중동과 동남아 등지에서 장대교량 건설계획이 발표되고 있다"면서 "언제든 진입할 수 있도록 정부의 연구프로젝트 등을 통해 관련 기술을 쌓아나가고 한편으론 정부의 제도개선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와 세계 최고 교량 비교
교량명=교량형식=주탑간 거리=세계순위=세계최고
인천대교=사장교= 800m= 5위=중국 수통대교 1088m
이순신대교=현수교=1545m=4위=일본 아카시대교 1990m


소민호 기자 sm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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