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거나 식당에서 음식을 사 먹거나, 하다못해 편의점에서 1000원짜리 음료수를 살 때도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세상이다. 말 그대로 카드 사용이 일상화된 신용사회다. 그런데 유독 대학만은 몇 백만 원이나 하는 등록금을 신용카드로 받지 않는다. 부설 평생교육원 수강료 등은 카드 결제를 허용하면서 등록금만은 안 된다니 납득하기 어렵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어제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박보환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396개 대학(전문대ㆍ원격대 포함) 가운데 신용카드로 등록금을 낼 수 있는 대학은 18.4%인 73곳에 불과했다. 2008년의 59곳(14.9%)보다 14곳(3.5%포인트) 이 늘어났지만 대학은 여전히 신용사회의 사각지대인 셈이다.
대학 등록금은 해마다 뛰어 연간 1000여 만 원에 이른다. 서민들에게는 여간 큰 부담이 아니다. 카드로 내면 6개월까지도 분납할 수가 있어 부담을 그만큼 덜 수 있다. 그런데도 대학들은 평균 2.5%에 달하는 카드 수수료를 이유로 이를 외면하고 있다. 학기 당 수억 원에 달하는 등록금이 수수료로 빠져나가 등록금 인상요인으로 작용해 학생들에게 오히려 손해라는 것이다. 그럴 듯한 말이지만 핑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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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대, 원광대 등은 은행과 제휴하는 등으로 수수료를 아예 없앴다. 연세대는 주거래은행과 협약을 맺고 수수료를 0.5%포인트 낮추는 등 1%대의 낮은 수수료를 내는 곳도 있다. 특히 충남대 전북대 등은 학생들에게 할부 수수료도 물리지 않는다. 방법을 찾아보지도 않고 안 된다고만 하고 있는 것이다. 매년 입시전형료로 한 대학 당 평균 10억 6000여만 원의 수입을 올리면서 학부모의 불편과 고통은 안중에 없는 이기주의적 행태다.
가뜩이나 매년 오르는 등록금으로 대학생 자녀를 둔 서민들의 가계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학은 학부모와 학생들의 선택 폭을 넓히고 등록금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는게 마땅하다. 그런 배려가 바로 교육의 몫이 아닌가. 대학은 신용카드 납부를 받아들이는 게 옳다. 아울러 정부는 카드회사의 수수료율 인하를 적극 유도하고 필요하다면 대학의 수수료 부담 일부 지원하는 등 가능한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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