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지난 1일 발생한 부산 해운대의 주거용 오피스텔 '우신골든스위트' 화재 사고는 다행히 큰 참사를 면했지만 초고층 빌딩 화재에 대한 경각심을 높였다. 우리나라는 10여년 전부터 초고층 건축 바람이 불면서 도시마다 수십층짜리 랜드마크 건물을 짓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머지않아 100층 이상 건물도 속속 등장할 전망이다. 따라서 초고층 시대 대형 사고를 막으려면 효율적인 재난 방지 시스템을 서둘러야 한다.


우신골든스위트 화재는 재난방지 시스템의 후진성을 한꺼번에 보여줬다는 점에서 교훈적이다. 당초 발화지점인 4층 환경미화원 작업장은 소방방재청의 안전 기준에 따라 스프링클러 설치 면제지역이었고 건물주는 시공자가 권고해도 '별 일 없겠거니'하고 설치하지 않았다고 한다. 더욱이 건물 외벽을 멋있게 보이기 위해 알루미늄과 불타기 쉬운 특수 페인트를 사용해 20여분 만에 38층 꼭대기까지 불이 번질 빌미를 제공했다. 재난대비방송도 없고 외국 고층건물에 있는 피난안전구역도 없었다. 허술한 소방법규와 시스템에다 안전불감증이 불을 키우는 데 일조한 것이다. 따라서 소방법규 위반 사례는 향후 대형 참사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무겁게 처벌하고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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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나도 소방 사다리차의 경우 15층 이상 닿지 않는다. 초고층 빌딩은 불에 타지 않는 재료로 짓고 스프링클러와 재난대피층 등으로 대처할 방법밖에 없다. 현재 국회 의결을 기다리는 '초고층 건물의 재난관리에 관한 특별법'은 30층마다 대피 공간 마련을 의무화하고 건물관리자 교육을 강화하는 등의 내용을 담았지만 50층 이상 건물이 대상이다. 법 적용 대상을 확대하고 외국 사례도 참고해야 한다. 미국은 9ㆍ11 이후 대피용 엘리베이터의 설치와 내화재의 붕괴 방지 등 다양한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설계 단계 때부터 재난 방지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다. 또 새 법의 적용 대상이 아닌 지금 사용하는 빌딩의 소방시설도 꼼꼼이 체크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지금의 재난 방지 기술로는 화재 대처에 한계가 있다. 그래서 외국에선 거주 시설의 경우 초고층 건설을 가급적 제한하고 있다. 좁은 국토에서 업무용 빌딩은 불가피하다 해도 초고층 아파트를 대거 짓는 것은 재고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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