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잠자는 주식에 새 생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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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김포에 사는 60대 여성 김씨는 오래전 남편과 사별한 뒤 큰아들마저 먼저 보내는 아픔을 겪고 힘겹게 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최근 예탁결제원에서 남편명의로 발행한 미수령주식찾기 캠페인 통지서를 받게 됐는데, 통지서에는 남편이 사망하기 전 유한양행 주식 19주를 보유하고 있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예탁결제원의 주식 찾기 창구를 방문해 확인한 결과 오랜 세월이 흐르는 동안 무상증자 주식이 계속 쌓여 19주는 32주가 추가된 51주(820만원 상당)가 돼있었다.


#2 청년시절 삼성전자에 입사했을 때 우리사주를 받았던 사실을 까맣게 잊고 지내던 이모(40)씨는 회사를 퇴직한 지 근 10여년만에 예탁결제원의 주식찾기 캠페인 통지서를 받고서야 옛일을 기억하게 됐다. 그간 직장일과 자녀교육을 위해 여러 번 거주지를 옮겼으나 변경된 주소지를 신고하지 않아 통지를 받지 못하고 있었던 터였다. 뒤늦게 통지를 받게 된 이씨가 찾은 주식은 28주, 시가로 2250만원에 해당하는 큰 금액이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휴면예금만 있는 것이 아니라 이른바 휴면주식도 있다. 위 내용은 예탁결제원이 지난 7월28일부터 6주간 진행했던 미수령 휴면주식 찾아주기 캠페인을 통해 잊었던 주식을 돌려받은 실제 사례들이다. 이번에 예탁결제원이 보관 중인 미수령주식을 대상으로 이뤄진 캠페인을 통해서 주식을 찾아간 주주는 전체 2만5942명의 11.6%인 3012명이며, 주식수로는 2억2290만주의 40.4%인 9255만주, 시가로는 4651억의 62.6%인 2911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규모이다.


이러한 미수령 휴면주식이 발생하는 이유로는 주소를 옮겼거나 보유 사실을 잊고 있는 사례가 가장 많다. 또한 회사이름이 바뀌어 주식이 소멸됐다고 생각하거나 소유자가 증여나 상속받을 사람에게 알리지 않고 사망했을 때도 휴면주식이 발생한다. 그 외에도 우리사주를 받았거나 매수한 후 너무 오래 돼 잊어버린 경우도 있고, 법인주주가 보관비용과 분실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일부러 주식을 수령하지 않은 사례 등도 종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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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몸담고 있는 예탁결제원은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책무를 다하기 위해 매년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전산망에 연계해 미수령 휴면주식 보유자의 현재주소지로 미수령주식 보유내역과 수령절차를 안내하고 있다. 그리고 이 캠페인을 통해 휴면주식을 찾아간 투자자의 90% 이상이 100만원 미만의 소액투자자라는 점에서 이 행사가 서민경제에 큰 도움이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기적인 연례행사에도 불구하고 수천억원에 달하는 미수령 휴면주식이 여전히 3개의 주식사무대행회사에 남아 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따라서 증권회사를 통해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주식을 직접 보유했던 투자자라면 혹시 있을지도 모르는 권리위에 잠자고 있는 주식이 있는지를 한번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사실 미수령 휴면주식은 투자자에게는 재산적 손실을 가져오며 사회적으로도 연 10억원 이상의 주권보관 및 관리비용을 야기하는 등의 부작용이 많다. 이러한 휴면주식의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투자자 자신이 주식 실물을 직접 보관하기 보다는 증권회사를 통해 보유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이 방법도 실물증권이 발행되고 주식을 직접 보유하려는 관행이 존재하는 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 이런 측면에서 휴면주식의 발생을 원천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전자증권제도가 조속히 도입돼 모든 주식에 영원한 생명을 불어 넣을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도래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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