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금리인상 '할까'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물가상승률이 명목금리를 넘어서면서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가 시작됐다. 물가상승률 역시 한국은행의 목표 기준치인 3%를 웃돌아 향후 기준금리 상승 압력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지난 1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소비자물가지수는 3.6%로, 최근 한국은행이 조사한 저축성예금 수신금리 평균인 3% 초반대보다 높다. 지난 2009년 4월 이후 16개월만에 물가상승률이 명목금리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실질금리도 마이너스 수준으로 돌아섰다. 실질금리는 명목금리에서 세금(15.4%)을 제하고 물가상승률을 뺀 값이다.
지난 8월 예금금리 평균인 3.16%를 기준으로 하면 실질금리는 -0.92%로 -1%에 육박한다. 최근 한달새 은행 예금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등 채권금리가 급락,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금리를 인하한 점을 감안하면 실질금리 마이너스 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국민은행이 1년 만기 '국민수퍼 정기예금' 금리를 3.6%에서 3.5%로 0.1%포인트 인하했고, 우리은행도 1년 만기 '키위정기예금' 금리를 3.75%에서 3.55%로 0.2%포인트 낮췄다. 하나은행도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3.65%에서 3.6%로 내렸다.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가 되면 은행에 예금을 해도 이자가 물가상승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시간이 지날수록 같은 돈의 가치도 떨어진다. 소비자의 소비여력도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된다.
최근 급격히 상승한 물가지수도 실질금리 마이너스를 이끈 주요 원인이다. 올들어 2%대 중반을 유지하던 소비자물가지수는 9월 중 1%포인트나 급등하며 3%대 중반으로 올라섰다.
이상기온으로 인해 급등한 농산물가격이 갑작스러운 물가상승의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신운 한은 물가분석팀장은 "8월달까지만 해도 9월 물가상승률에 그렇게 높게 뛸 것이라고는 예상 못 했다"며 "지난달 중순경 모니터링해 보니 (소비자물가가) 3%를 상당폭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농산물 가격 상승은 일시적으로 일어나지만, 올해는 이상기후가 내내 이어지며 농산물 오름세가 장기화됐다. 오는 11월경에 김장용 무·배추가 출하되면 물가도 다소 안정될 전망이나 당분간 농산물가격 고공행진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한은에 대한 기준금리 인상 압력도 더욱 높아졌다. 지난 1월 이후 8개월만에 물가상승률이 목표 기준인 3%를 넘어섰고, 이어 실질금리마저 마이너스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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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한은이 금리를 올리기에는 여전히 걸림돌이 많다. 글로벌 경기둔화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데다 부동산시장 역시 침체를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또 최근 원달러 환율 급락으로 인해 수출기업들의 실적 둔화 우려가 불거지며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 섣불리 금리를 인상했다간 금리차익을 노린 달러자금이 국내에 유입, 환율이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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