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미국의 요구대로 위안화가 20% 이상 절상돼도 미국이 누릴 수 있는 이득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4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정치권이 위안화 절상을 통해 신규 일자리 확충을 노리고 있지만 큰 폭으로 위안화가 절상돼도 미국의 사정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하원은 지난달 29일 중국에 위안화 절상을 압박하기 위해 '환율조작 제재법'을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켰다. 미국 정치권은 위안화 가치가 높아지면 질수록 미국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환율 조정으로 중국산 수출품의 가경경쟁력은 떨어지고 미국산 수출품의 매력도는 올라가기 때문에 미-중간 무역 불균형이 해소됨은 물론, 미국 현지 생산설비도 증가하다는 것.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장밋빛 전망에 희의적이다. 실제로 지난 2005~2008년 사이 중국은 위안화를 약 20% 가량 절상했지만 많은 소매업체들은 생산설비를 중국 밖으로 이전하지 않았다. 탄탄한 사회기반시설, 정치적 안전성 등 중국의 다른 장점은 여전했기 때문. 이로 인해 미국의 대(對) 중국 무역 적자는 2005년 2020억달러에서 2008년 2680억달러로 증가했다.

설령 위안화 절상으로 제조업체들이 중국에서 설비를 이전할 경우에도 미국으로 돌아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인도, 태국,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값싼 노동력을 앞세워 '포스트 차이나'를 노리는 신흥국들이 즐비하기 때문.


미국의 대중 압박이 역효과만 낳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자칫 미중 무역전쟁이 촉발될 수도 있다는 우려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전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위안화는 94년 이래로 달러대비 약 55% 절상됐다"면서 "양국간 무역불균형은 미국이 제조업 부문을 버리고 서비스 부문을 늘렸기 때문에 발생한 구조적인 문제"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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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버락 오바마 정부로서는 10%에 육박하는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중국을 압박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지난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프레드 버그스텐 소장은 "위안화가 25% 가량 절상되면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약 500억~1200억달러 감소한다"면서 "10억달러는 5500개의 일자리와 맞먹기 때문에 오바마 정부는 위안화 절상을 통해 27만5000~66만개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피터슨연구소의 개리 허프바우어 선임 연구원은 "아시아 주변국들의 통화가 위안화와 함께 절상될 경우 효과는 배가 될 수 있다"면서 "위안화가 20% 절상됐을 경우 200~300억달러의 효과가 있지만 아시아 신흥국들의 통화 역시 절상됐을 경우 미국의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최대 1000억달러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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