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연휴 기간이)길게는 9일이니깐 이번 달 장사는 다했죠, 뭐…”(개포동 대청역 인근 A중개업소)


민족 대명절 추석을 앞두고 중개업소가 울상이다. 길게는 9일을 쉴 수 있는 이번 추석이 가뜩이나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더욱 장기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정부가 지난 8월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발표했음에도 매도자와 매수자의 힘겨루기가 지속되고 있는 원인도 있다. 8.29대책의 후속조치가 이번 달에 마무리될 것이라는 보도 역시 호재가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집을 사야할지 고민하는 매수자와 급매물을 걷어들이고 호가를 조금씩 높여가며 ‘간을 보는’ 매도자들 사이에서 중개업소가 되레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다.


◇차라리 쉰다 vs 그래도 해본다

지난 15일 개포동 대청역에서 멀지않은 대모산입구역에 위치한 B공인중개업소. 출입문에는 ‘추석 연휴까지 쉽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종이가 붙어있었다.


연휴가 시작되려면 아직 시간이 남았지만 다른 중개업소보다 4~5일이나 일찍 장기 휴가에 들어간 것이다. 인근에 위치한 중개업소에 따르면 이유는 ‘장사가 안돼서’였다. 문을 열어놔도 전화벨만 울리고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 말 그대로 차라리 휴가를 선택한 것이다.


반면 추석 연휴 기간에도 문을 열어둘지를 고민하는 중개업소도 있다. 9일이라는 긴 휴가를 통해 집을 알아보려는 사람들을 잡기 위해서다.


이 같은 분위기는 학원타운이 형성돼 이사철마다 전세난이 발생하는 노원구 중계동과 상계동에서 쉽게 포착됐다.


중계동 사거리에 위치한 H공인 관계자는 “거래가 전혀 없지는 않지만 예년과는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며 “그래도 문의하는 사람들을 잡아보려고 쉬는 기간에도 중간 중간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중개업소 관계자 역시 “사려는 사람이나 팔려는 사람 모두 눈치보는게 심해 이제는 문의전화 100건에 1건 성사시키는 것도 쉽지 않다”며 “추석 당일을 제외하고는 연락처를 남겨두고 문의가 오면 바로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일부 중개업소 이번 달 수입 ‘0’


목동에 위치한 J공인의 이번 달 수입은 ‘0’다. 거래를 성사시킨게 단 한 건도 없었다는 이야기다. 이 공인 관계자에 따르면 매도자들은 내놓았던 급매물을 걷어들이고 호가를 조금씩 높여가며 매수자들의 간을 보고 있다.


실제로 목동신시가지7단지(74㎡)의 경우, 지난달에는 5억 초반대까지 급매물이 나왔다. 하지만 대책 발표 직후에는 5억원대 후반으로 지금은 6억원까지 옷을 갈아입은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답답한 건 중개업소다. 싸게 사려는 사람과 비싸게 팔려는 사람을 조율하는게 중개업소의 일이지만 매도자와 매수자의 힘겨루기가 어느때보다 심해 거래로 끌어내기가 힘들어진 탓이다.


규제나 대책 발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대학가도 예년과 다른 분위기가 형성됐다. 학기가 시작된지 보름여가 지나면서 남아있는 물건이 많지는 않지만 수요가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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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구 종암동에 위치한 W공인 관계자는 “대학가는 정부의 주택정책이나 각종 규제로부터 자유로워 시장 분위기 전달이 늦은 지역”이라면서도 “그러나 장기간의 시장침체 분위기가 이곳까지 전달되면서 (방이)나가는 속도가 좀 달라졌다”고 밝혔다.


이어 “주변을 둘러보면 알겠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방들이 제법 있다”며 “작년 이맘때에는 학기수요 물량을 다 털고 편하게 쉬고 있었다”고 전했다.


배경환 기자 kh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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