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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선 "교방무로 국위선양, 평생 춤꾼으로 남고싶다"

최종수정 2010.09.09 15:27 기사입력 2010.09.09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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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선 "교방무로 국위선양, 평생 춤꾼으로 남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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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강승훈 기자] 교방무의 대가 천명선은 한국보다는 일본에서 더 알려진 무용가다. 그럼 왜 그녀는 한국이 아닌 일본에서 춤을 추는걸까? 그것도 우리의 전통춤을 말이다.

1980년대 초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공연했던 천명선은 지인의 소개로 만난 재일교포 A씨와 사랑에 빠졌고, 곧바로 결혼해 일본에서 터전을 마련했다.
하지만 그녀는 결혼 이후에도 춤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교방무를 추며 향수병을 달랬다. 7살 때부터 춤 밖에 모르고 자랐으니, 그녀에게 '춤'이란 인생 그 자체인 것이다. 이런 그녀에게 춤을 추지 못하게 한다는 것도 무리인 셈이다. 남편도 그녀가 춤을 추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찬성해, 그녀는 춤으로 민간 외교를 시작하게 된다.

오는 14일부터 필리핀 종합사관학교인 PMA(Philippines Military Academy)에서 공연하는 것도 그녀의 민간 외교가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사실 필리핀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7년 필리핀에서 한국참전장병과 불우 이웃을 대상으로 하는 공연을 한 적이 있었다. 당시 그녀의 공연을 보고 필리핀 사람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다음 기회에 또 다시 필리핀을 방문해 공연을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녀도 필리핀 사람들의 진심을 알고 나서는 또 다시 공연하겠다고 약속한 것이 4년이라는 세월이 흘러버렸다.

"해외 공연은 수시로 해왔다. 한국을 알리기 위해서 동남아시아를 돌면서 공연도 했죠. 우리 가락, 우리의 선, 이런 모습을 보고 외국인들은 '최고'라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워요. 그런 게 힘이 되고, 공연을 할 때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번 공연에는 천명선 뿐만 아니라 여성국악예술단 '여우락'(김은실·원미희·황진경·박지연·정유나)이 참여해 모듬북 연주도 한다. 문동옥 명인과 곽태천 교수는 아리랑 메들리를 연주하고, 원미희는 창작국악가요 '소리는 봄을 부르고'를 열창한다. 지정이는 흥겨운 국악가요 '배띄워라'를 선보이고, 이금연·이서현은 전통무용 '해어화',모녀 국악인 이은자·예현정의 경기민요, 타악연주단 ‘타고’의 사물놀이 들도 펼쳐진다.

이들도 모두 자비를 털어서 공연에 참여하기로 결정한 예술인이다. 대부분 공연이 민간에서 진행되다 보니까 자금력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예술인들은 십시일반 비용을 마련해 공연을 올리고, 대신 관객들의 박수와 함성 그리고 애정으로 그것을 보상받는다.

천명선은 필리핀 공연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하다.

천명선은 "필리핀은 6.25 전쟁에 참전한 우방국이다. 이번 공연은 전쟁 60주년을 기념해 필리핀 국민들이 보여준 열정에 대해 공연을 보답하는 의미도 있다. 4년 전에 필리핀 공연을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너무 감동했다. 제 춤을 보고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도 있었고, 제 손을 꼭 잡고 고맙다는 말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천명선은 본 공연에 앞서 열리는 식전 행사에서 추모기원 퍼포먼스를 펼친다. 이 춤은 평화를 기원하는 그녀의 바람이 담긴 것이다. 한국과 필리핀의 관계가 더욱 좋아지고, 상호 협력이 잘 이뤄지기를 바라는 의미도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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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명선은 인간 문화재 이매방 선생으로부터 교방무를 사사받았다. 교방무는 말 그대로 교방(敎坊)에서 춘 춤으로 동작이 복잡할 뿐만 아니라 즉흥성을 겸비하고 있어 고도의 기량을 갖추어야 제대로 출 수 있는 춤이다.

또한 한국 춤의 네 가지 요소인 한, 흥, 멋, 태를 고루 갖춘 춤으로 차분하면서도 끈끈하고 섬세하며 애절한 '춤태'가 볼 만하다. 천명선은 자신만의 스타일로 교방무를 연구하고 계승 발전시켜왔다.

무용가들은 천명선의 교방무를 최고라며 손가락을 추켜세웠다. 그녀의 교방무는 정, 중, 동의 신비롭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며, 사람들을 무아지경에 빠지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천명선의 춤사위에는 한국 전통문화가 지니고 있는 끈끈한 한과 자연과 교감하면서 우려내는 서정성이 담겨 있다. 또한 천명선의 춤에는 본인의 인생굴곡이 그대로 투영돼 있어 춤사위가 가녀리고, 슬픔이 묻어나면서도 신명 난다.

그래서일까. 천명선의 춤사위는 눈물을 쏟게 만든다. 실제로 일본공연에서 한 주부가 눈물을 훔치는 장면이 현지 방송에 방영돼 화제를 모았다. 이번 공연에서도 애절한 춤사위로 필리핀 국민들의 심금을 울릴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그녀의 교방무를 시기하고 질투하는 사람도 많았다. 하지만 천명선은 묵묵히 때를 기다려왔다. 언젠가는 그녀를 알아주는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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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녀의 예감은 적중했다. 일본 민단을 중심으로 그녀의 춤을 배우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든다. 천명선은 후학도 양성하고, 춤으로 민간 외교도 톡톡히 하고 있다. 한국도 오가면서 전통무용과 관련 행사에 심사위원도 맡고 있다.

그녀는 영원한 교방무 '춤꾼'으로 남는 것이 목표였다.

"생이 다할때까지 춤을 하고 싶어요. 한국 뿐만 아니라 해외를 돌아다니며 국위선양도 하고 싶고요. 교방무가 무엇인지, 전통이 무엇인지 후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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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훈 기자 tarophine@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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