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골프채' 만드는 어느 벤처기업인의 꿈
"전통공예 디자인 접목 2억 명품퍼터 만들죠"
올해 100만원대 프리미엄 퍼터도 개발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직장 생활을 하면서 골프를 처음 접했다. 쉽지는 않았지만 금방 재미가 붙었다. 골프의 인기가 높아지자 주변에서 골프를 치는 사람도 점차 늘어났다. 그 때였다. 골프채 사업이 성장할 것이라는 느낌이 왔다.
해외 브랜드뿐인 골프채 시장에서 직접 골프채를 만들고 싶다는 꿈을 꿨다. 꼭 10년이 지난 올해 8월, 그는 세계에서 최고로 비싼 2억원짜리 퍼터를 중국에 수출했다.
지난 1일 만난 박준서 글리프스 대표는 "해외업체와 비교해도 거리, 정확도 등 기술적인 부분은 따라잡았다"며 "브랜드 마케팅을 통해 고객의 니즈를 맞출 수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골프채 시장은 미국과 일본 업체가 양분하고 있다. 대표적인 업체는 테일러메이드, 캘러웨이, 미즈노, 야마하 등이다. 뒤를 이어 나이키, 아디다스를 비롯해 핑 등 수십여개 브랜드가 경쟁하고 있다. 규모만 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시작은 쉽지 않았다. 골프채 유통업을 하다 3년 전에 직접 풀세트 골프채를 개발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가웠다. 해외 브랜드의 벽은 높았다. 이미 중급 골프채 시장은 미국 메이커가, 고급은 일본 브랜드가 각각 점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불과 20년전만해도 일본 브랜드는 시장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에 용기를 얻었다. "70, 80년대 일본에서 골프가 인기를 얻으면서부터 일본 골프채도 함께 성장하기 시작했다"며 "한국도 골프붐이 일고 있기 때문에 절호의 기회를 맞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패를 겪으면서 그가 다시 내놓은 전략은 '고급화'다. 우선 퍼터에 집중했다. 퍼터는 골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가장 중요한 골프채다. 그는 "타브랜드의 일반적인 퍼터는 디자인적 특징이 없이 단조롭다"며 "디자인과 기능을 접목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골프채를 고급화하기 위해 그는 전통공예에서 디자인을 가져왔다. 전통 주물기법과 조각, 보석세공기법, 나전칠기, 옻칠, 전통매듭 등을 접목했다. 특히 용, 봉황 등을 조각해 중국 바이어들로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또 퍼터 제작 설계 및 기술지원은 골프클럽 제작 전문가인 이태영 공학박사(미 텍사스주립대)에게 맡겨 기능성을 높였다.
글리프스는 다음달 열릴 예정인 상해명품박람회에 참가한다. 이어 올 연말에는 100만원대 프리미엄급 퍼터를 선보인다.
박 대표는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개척해 한국에도 좋은 골프채 브랜드가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며 "우리의 전통문화도 알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자신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