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NYSE...고비용, 저조한 거래량, 과도한 규제 등 문제 산적
[아시아경제 조해수 기자] 독일 자동차 업체 다임러가 지난 14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 폐지를 선언함에 따라 세계 최고 증권시장이라는 NYSE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다임러를 비롯한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비용문제와 저조한 거래량, 과도한 규제를 이유로 NYSE를 떠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보험업체 악사(AXA)와 그리스의 헬레닉 텔레콤(Hellenic Telecom) 역시 상장폐지를 선언했고, 독일 기업 중에서는 도이치텔레콤(Deutsche Telekom)이 NYSE를 떠났다. 이로써 독일의 주요 기업 중 지멘스(Siemens)와 도이체방크(Deutsche Bank)를 포함한 4개 기업만이 NYSE에 남게 됐다.
독일 기업들이 뉴욕증시를 떠나고 있는 이유는 간단히 말해 얻는 것보다 비용이 더 많이 들기 때문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독일 기업들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대부분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전자거래 플랫폼을 이용하기 때문에 NYSE 상장의 이점이 사라졌다는 것. WSJ은 증권시장이 갈수록 국제화 되고 있기 때문에 NYSE의 설자리는 더욱 좁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의 과도한 규제 역시 문제점으로 꼽힌다. 특히 이사회의 자율성과 재무회계의 투명성을 강화한 사반스-옥슬리법으로 인해 다임러와 지멘스 같은 기업들은 막대한 추가 비용을 지출하는 등 큰 어려움을 겪었다.
거래량 역시 줄어들고 있다. WSJ은 다임러의 17년간의 뉴욕증시 상장 시절을 돌이켜 보면 미국 증권시장이 해외 기업들에게 더이상 기회의 땅이 아님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3년간의 노력 끝에 1993년 뉴욕증시에 상장된 다임러는 1998년 크라이슬러를 인수했다. 그러나 크라이슬러 인수는 2007년까지 수백만 달러의 손실을 발생시켰고 다임러는 크라이슬러 주식 80%를 사모펀드 서버러스(Cerberus)에게 팔아야만 했다.
이 때 뉴욕증권시장은 다임러가 기대했던 만큼 충분한 거래량을 발생시키지 못했다. 지난 12년간 뉴욕증권시장이 차지한 다임러 주식 거래량은 5%를 초과하지 못했다.
베를린 자유대학의 그레고리 잭슨 교수는 엔론 사태와 미국발 금융 위기를 거치면서 미국 증권시장이 더욱 설자리를 잃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여전히 상장을 유지하고 있는 독일 기업들은 미국 증권시장이 추가 비용을 부담할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역설하고 있다. 지멘스의 울프람 트로스트 대변인은 “지난해 미국 시장에서 총 수입의 20%에 육박하는 213억 달러를 벌어 들였다”며 “미국은 여전히 가장 크고 중요한 시장이기 때문에 상장 폐지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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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수 기자 chs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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