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선영 기자]


"환헤지요? 키코 말씀이신가요? 됐습니다"
"환율도 별로 안움직이는데 헤지는 무슨..됐습니다"

키코 후유증에 환율 변동성까지 급감하면서 원·달러 헤지 수요가 자취를 감췄다. 기업담당자들이 헤지의 '헤'자만 들어도 고개부터 설래설래 흔드는 지경이다. 시중은행 환헤지 담당자들은 "키코 사태후 한동안 헤지 이야기 꺼낼 때 재떨이 안날아오면 다행"이라며 쓴 웃음을 지었다. .


31일 은행권 및 수출보험공사에 따르면 1분기 환변동보험 이용 업체수가 지난 2008년 904개에서 올해 234개로 줄어들었다. 2년새 4분의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지원실적은 3조6895억원에서 2584억원으로 90% 이상 급감했다.

은행권 환헤지 서비스도 소극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외환은행이 지난 2005년 출시한 환위험관리 솔루션인 '헤지마스터'는 지난 2008년말까지 2300여개 업체가 이용했으나 이후로는 가입 업체가 100개 증가에 그치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004년부터 우리투자증권, 중소기업진흥공단과 '중소기업 환위험 관리 시스템'을 제공했지만 최근에는 운영하지 않고 있다.


한 시중은행 환헤지 영업업무 담당자는 "통상 삼성전자를 비롯한 대기업들이 그때 그때 물량을 스팟으로 처리하는 수준에 그치는 등 환헤지에 둔감한 반면 그나마 열심이던 조선사나 중소기업 물량도 급감했다"면서 "업체 사정에 따라 건별로 처리하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환헤지 수요가 감소한 것은 경기 악화로 헤지에 나설 물량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다. 수입업체의 경우 원가에 연동하기 때문에 헤지 수요가 많지 않지만 가장 큰 헤지 수요였던 조선사들마저 조선 경기가 침체되면서 선물환 매도 물량이 감소했다. 키코 사태 이후로는 헤지에 대한 인식이 나빠져 중소기업조차 헤지 상품 가입을 꺼리는 형편이다.


최근에는 환율 변동성이 줄어들면서 기업들이 헤지에 더욱 둔감해졌다. 원·달러 환율 변동성은 지난 2008년말 1개월 변동성이 40%, 6개월 변동성이 28.5% 수준이었으나 지난 30일 기준 각각 9.45%, 11.75%로 뚝 떨어졌다.


조재성 신한은행 금융공학센터 이코노미스트는 "외화유동성이 풍부해지고 자본수지가 흑자를 보이면서 환율이 하향안정되자 원·달러 환율 변동성도 크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환헤지 담당자들은 환헤지가 정상화되기 위해서는 금융위기 이후 악화된 기업들의 환위험 관리에 대한 인식 전환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수출보험공사 관계자는 "환헤지를 통한 환차익 추구는 진정한 환위험 관리로 볼 수 없다"며 "환율 변동과 관계없이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환위험 관리에 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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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수입업체는 환율이 급락, 급등해도 가격 전가 전략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선물환 매수는 어떤 경우에도 늘지 않을 것"이라며 "환율이 급락하지 않는 한 현재의 외환 파생상품 시장은 정체 국면을 유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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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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