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30일 천안함 침몰사고와 관련, 원내교섭단체대표 라디오연설을 통해 "국회에서 치열한 여야의 정치적 논쟁도,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도 안보라는 든든한 디딤돌을 딛고 서야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는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꼈다"고 말했다.


다음은 라디오연설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한나라당 대표 정몽준입니다.

천안함 침몰로 온 국민이 충격과 슬픔에 빠져 있습니다.


국가 방위를 위해 헌신하던 46명의 젊은 용사들을 생각하면 저 역시 비통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우리 국민의 차분하고 단합된 힘이 절실한 때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는 실종자 수색과 조사 작업을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청취자 여러분,


저는 이번 사태를 접하고


안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흔히 안보는 산소와 같다고 합니다.


우리를 경악케 했던 사고가 일어났던 날


대부분의 우리는 가족들과 저녁상을 물리고


평화롭게 하루를 마무리 하려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백령도에서 들려온 소식은


우리가 얼마나 취약한 안보상황에 놓여있는가를


다시 한번 일깨워줬습니다.


가족들과 함께하는 우리의 평화로운 일상도,


국회에서 치열한 여야의 정치적 논쟁도,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도


이 모두가 다 ‘안보라는 든든한 디딤돌’을 딛고 서야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우리 모두는


다시 한번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저는 중국에서 천안함의 소식을 듣고서


즉각 귀국을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서둘러 돌아와서 당의 안보전문가들과 함께


왜 이렇게 엄청난 일이 일어났는지,


가장 빠른 구조와 수색작업을 함께 의논하고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실종된 이들을 초조하게 기다리는 가족들이 계신 평택으로 달려갔습니다.


가족들을 뵈러가면서


그 분들의 원망과 분노가 느껴졌습니다.


이런 상황을 맞으니


제 가슴속에서는 무력감이 밀려왔습니다.


정치라는 것이 결국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인데 ...


실제로 나라를 지켰고


이 나라를 위해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는


그 부모님과 부인, 그리고 어린 아이들을 보니


제 가슴은 미어지는 듯 했습니다.


저의 아이도 최근에 육군에서 제대했습니다.


그 아이도 서울을 지키는 육군 최전방 부대에서


복무했습니다.


그 아이가 군에서 근무하는 동안 저나 저의 아내도


늘 조심스럽고 조마조마한 심정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지금 천안함에서 실종된 가족들의 심정을


저는 부모로서 충분히 헤아릴 수가 있었습니다.


이 세상에 자식을 생각하는 부모 마음처럼


절절하고 절박한 것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평택에 가서 그 못지 않게 안타까웠던 것은


아빠의 상황을 잘 모른 채 사람들이 많은 것이


그저 신기해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저를 보는


대여섯살 남짓한 어린 아이들의 모습이었습니다.


그들은 모르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사실이 더더욱 가슴아팠습니다.


젊은 어머니는


‘우리 아이들이 아빠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어요’라며


손수건으로 뜨거운 눈물을 훔쳤습니다.


저 역시 눈가에 눈물이 어려


천정을 멀끔히 쳐다봐야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서도 가족들은


나라를 지키는 군인의 자존심과 자부심을 지켰습니다.


가족들을 대표하는 어느 분은 차분하게 이야기를 건네며 요청할 것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궁금했습니다.


그 분들이 과연 어떤 요구를 하실까-


저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씀해 보시라고 했습니다.


‘하루 빨리 수색작업을 하도록


민간수색 전문가도 구조작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 분들께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그리고 정치인으로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이 나라 모든 군인들은 말씀하십니다.


군인이란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는


당장 오늘이라도 목숨을 바칠 각오가 있다고,


나라를 위해서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이 나라 국민을 지키기 위해 전쟁터로 나가는


고귀한 운명을 받아들인 직업이라고 말입니다.


올해는 6.25전쟁이 일어난지 꼭 60년이 되는 햅니다.


1950년 6월 25일은 일요일이었습니다.


그때도 이 나라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


수많은 용사들이 한치 주저함 없이 전쟁터로 나갔습니다.


당시 우리 병사들은 제대로 된 훈련도 하지 못했고


제대로된 무기도 갖추고 있지를 못했습니다.


애국심 하나로,


이 나라 국민으로서 의무를 다하겠다는 마음 하나로


그들은 전쟁터로 나아갔습니다.


현충원에 갈 때마다 저는 하얀 비석들을 유심히 봅니다.


적잖은, 아니 많은 비석들이


1950년 6월부터 7월 한 달 사이에 사망한


우리 용사들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나이는 열일곱, 열여덟, 열아홉 ...


스물을 넘기지 못한,


정말 말 그대로 꽃다운 청춘들이었습니다.


이렇게 순수한 애국심과 선혈의 희생으로


우리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룬 것입니다.


60년전의 6.25를 떠올리며 저는


이번 천안함 침몰사태를 착잡한 심경으로 지켜봅니다.


이번 사고의 원인이나 배경은


아직 정확히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원래 안보는 있을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상정하고 최악의 경우를 대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최선의 결과를 얻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미리미리


이런 경우를 모두 포함해서 모든 상황에 대해


대책을 세워둬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 시기를 놓치지 않고 제때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고 실시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오늘의 위기를


내일의 기회로 전환할 수 있는 것입니다.


무려 46명이 실종된 사건의 원인이


여전히 밝혀지지 않기에


국민여러분의 심려가 얼마나 크시겠습니까?


‘또 도발이냐’하는 북한에 대한 적개심과 함께


혹시 전쟁으로 치닫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도 있습니다.


‘자체 폭발일 것’이라며 우리 군을 불신하거나


심지어 극히 일부에서는 턱도 없는 음모설을


속삭이기도 합니다.


존경하는 청취자 여러분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의 피와 땀과 지혜를 모으는 일입니다.


우리는 이 엄청난 사태를 통해서


고귀한 애국심으로


더 강한 대한민국, 더 따뜻한 대한민국을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그렇게 우리 대한민국은 오늘까지 왔습니다.


오늘의 이 어려움을 극복해나가는 모습을


우리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역사로 남겨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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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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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곤 기자 skz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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