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강미현 기자]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을 찾는 미국 등 해외 기업 관계자들은 중국인들의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 2월 미국 대사관이 주최한 수자원 처리 기술 관련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 우한 지역을 찾았던 제너럴 일렉트릭(GE) 등 미국 기업 임원들은 달라진 중국의 태도에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25일 비즈니스위크지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세미나에서 저녁 식사 후 미국 기업 관계자들은 중국 지역 관료들과 어울려 환담을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우한시 시장은 갑자기 예정돼 있던 기조연설을 취소하고 모임에서 빠져나갔다. 또 존.M 헌츠먼 미 대사를 위해 준비돼 있던 이벤트에도 중국 관료들은 한사코 참석하길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세미나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우한 시 관료들이 중앙 정부로부터 미국인들을 만나지 말라는 명령을 전달받은 것으로 보인다"다고 전했다.
◆ 中서 설 자리 잃는 해외 기업들 = 중국인들의 따뜻한 환대가 어느 순간 냉대로 바뀌었다는 것은 중국 주재 해외 기업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털어놓는 고충이다. 중국은 여전히 수익성이 좋은 시장이지만 정부가 자국 기업, 특히 국영업체들을 감싸고 돌기 시작하면서 언제까지 이것이 이어질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는 것.
특히 중국 정부가 조달시장에서 자국 기업을 우대하는 정책을 수립한 이래 해외 기업들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졌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중순 정부 조달품 구입 시 중국내에서 이를 구할 수 없을 경우를 제외하고는 반드시 중국산 제품 혹은 서비스를 이용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중국 EU상공회의소의 조르그 우트케 회장은 이로써 연간 수 십억달러의 매출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의 보호주의 정책은 이 뿐 만이 아니다. 최근 개정된 특허법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해외 기업에 핵심 기술의 내용을 제출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또 중국 독점규제법은 건설과 기계, 에너지 등 부문에 있어 외국계 기업들의 진출을 엄격히 제한해 왔다. 정부의 보복을 두려워해 익명을 요구한 한 부품업계 관계자는 "해외업체는 중국을 기회의 땅으로 보고 있지만, 이는 곧 신기루로 변할 것"이라고 말했다.
◆ 중국의 해외기업 냉대, 이유는? = 중국인들 사이에는 중국이 장쩌민 집권 당시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기 위해 너무 많은 대가를 치렀다는 피해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 실제로 당시 중국은 WTO에 가입하기 위한 열망에서 농산물 관세를 없애는 등 무역장벽을 없애는데 앞장선 바 있다.
그러나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중국 정부는 생각을 고쳐먹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제 다시 경제적 이득을 주장할 때가 됐다고 판단한 것. 더구나 중국은 미국 등 선진국보다 금융위기의 타격을 적게 받았을 뿐 아니라 침체 탈출에도 가장 빨리 성공했다. 지금 중국은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에 가득 차 있다. 아울러 미국이 경기침체로 보호주의 정책을 동원하고 나서면서 중국도 지지 않고 맞불에 놓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더 이상 '세계의 공장'으로만 머물지 않겠다는 중국의 야심도 보호주의 정책의 원인이 됐다. 현재 중국은 값싼 공산품 혹은 해외 기업에 납품할 부품을 대량 생산해 내는데 만족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원료 생산부터 유통·판매까지 전체를 모두 이뤄내는 '가치사슬'이 되고자 한다는 것.
아직은 갈 길이 멀다. 통신업체 화웨이, 노트북업체 레노보, 가전업체 하이얼, 길리 자동차 등이 두각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중국이 내세울만한 글로벌 기업의 숫자는 손가락에 꼽을 수 있을 정도. 중국 국내 시장에서조차 제너럴모터스(GM)과 폴크스바겐이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휴대폰 업계에서도 노키아가 시장점유율 32.9%로 1위다.
베이징대학의 국제 정치경제 센터 왕영 연구원은 "중국인들은 해외 브랜드가 시장 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지금의 현실에 불만을 품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 中서 짐 싼 구글 = 최근 구글이 중국에서 짐을 싸면서 이런 갈등을 노출했다. 구글이 검열규제를 피해 사이트를 홍콩으로 옮기자 중국은 구글 협력업체를 압박, 계약 철회를 종용하는 방법으로 대응했다. 구글의 퇴장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는 기업은 중국 최대 포털업체 바이두다.
중국에서 곤란을 겪고 있는 해외업체는 구글 뿐만이 아니다. 지난 3월 중국 국영 알루미늄공사(차이날코)가 리오틴토 지분 인수에 나섰다가 호주 정부에 의해 좌절된 뒤, 중국 정부가 리오틴토의 상하이 사무소 직원들을 국가기밀유출 혐의로 체포한 사건은 외교 문제로 비화됐다.
지난해에는 중국이 코카콜라의 후이위안 음료 인수를 반대했던 사건이 국수주의 및 보호주의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중국 정부는 이 거래가 중소기업의 생존을 위협하고 가격을 올릴 수 있다면서 승인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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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명품 브랜드 돌체앤가바나, 트루사르디, 휴고보스, 폴앤샥, 에르메스, 베르사체 등은 얼마 전 중국 상무부의 품질조사에서 '제품 질이 떨어진다'는 굴욕적인 평가를 받았다. 명품 브랜드들은 대응을 자제했지만 중국이 해외 제품 몰아내기에 나섰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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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미현 기자 grob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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