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건전성 확보가 최우선
세출관리하고, 선심성 비과세·감면 세제원칙 버려야

[아시아경제 이규성 기자]2008년 6조원, 지난해는 12조원, 그리고 올해는 14조4000억원. 정부가 밝힌 연도별 세수감소분이다. 이러한 추세라면 내년에는 사상최대규모인 17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해지면서 이명박 정부의 감세 정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면, 한편에선 감세정책은 일정 시차를 두고 소비투자 제고를 통해 경제회복을 앞당기고 세입여건을 개선해 중장기적으로 재정건전성 제고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란 정반대의 입장도 만만치 않다. 또한 기업의 투자의욕을 고취시켜 경제의 선순환을 도모한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의 상당수가 감세기조를 유지할 것을 조언하고 나섰다.

1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정부의 재정적자(관리대상 수지)는 51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5.0%, 국가채무는 366조원으로 국내총생산 대비 35.6%에 이르렀다. 지난해와 올해 국가채무가 98조원이 늘어나 올해 말에는 407조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 재정의 경기대응기능을 강화하는 데 따른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도 재정건전성에 노란불이 들어온 것만은 확실하다. 특히 우리나라가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국가채무의 증가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국가 채무는 결국 납세자인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온다. 향후 5년간 국민 세금으로 부담해야 할 적자성 채무가 124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집권 3년차를 맞는 이명박 정부의 ‘감세철학’이 전환점을 맞고 있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글로벌 금융위기로 경제회복에 주안점을 두다보니 기존 조세정책을 바꾸기 어려운 환경이었다”며 “저출산과 고령화, 실업률 증가 등에 따른 예산증액 부담이 늘면서 점차 재정압박이 진행되고 있어 앞으론 감세정책기조를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핵심이슈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경기회복을 위해 소비세 인하, 양도소득세 인하, 유가환급금 지급 등과 같은 감세정책이 연달아 시행됐다. 소비진작을 위해 '노후차 교체 세제 지원제도' 시행해 지난해 2분기 전분기대비 경제 성장률 2.3% 중 0.8%를 견인했다는 한국은행의 연구가 나오기도 했다.


김진영 강원대 교수는 “MB의 감세정책은 감세를 통한 경제활성화였다”며 “부자감세라는 일각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세계금융위기속에서 우리경제가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던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안종범 한국 재정학회장도 일부 재정건전성 우려지적도 있지만 감세기조를 꾸준히 유지한 것은 잘한 일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감세기조를 증세로 바꿀 만큼 현재 상황에 큰 문제없다”며 “현재 감세기조 유지하면서 적자해소는 정부지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감세를 통한 경기회복과 세입여건 개선은 그 효과가 장기적으로 나타나는 만큼 일관된 조세정책 추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즉 정부의 감세기조는 유지하되 ‘흔들리는’ 조세원칙은 바로세울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재정부는 재정건전성 악화문제가 대두되면서 30조원에 달하는 각종 비과세·감면부터 우선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세제개편안에서 폐지 또는 축소하기로 방침을 정한 비과세·감면 제도 28개중 10개는 적용시한을 오히려 연장하거나 감면폭을 확대했고, 1개는 신설했다.


올해도 중소기업 고용증대 세액공제, 제약산업 R&D세액공제 등의 비과세·감면제도를 늘리고 있다. 조세정책이 원칙없이 시류에 따라 시시각각 흔들린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다.


현재 5%이상 성장을 이뤄내지 못하는 한 세입은 크게 늘어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세출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관리하느냐가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결국 정부가 세금을 덜 써야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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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오 전 한국세무학회 회장은 정부의 세출에 대한 감독 기능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현재 국회에서 세입세출 특별위나 감사원의 감독 기능이 단발성 감사에 그쳐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고 있다”며 “국가세출을 통제하고 지속적으로 감독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마련해 재정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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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 강정규기자 bobo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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