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안혜신 기자] 유럽 정부가 올해 채권금리 상승 리스크에 직면할 것이라고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경고했다.
14일 텔레그라프에 따르면 카이 스투켄브로크 S&P 유럽 신용 애널리스트는 "국가 부채 위험이 날로 고조되고 있으며, 특히 유로존이 취약한 상황"이라며 "유럽 정부의 국채 발행이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국채 발행 비용, 즉 채권 수익률 상승에 따른 재정적 압박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세계 최대 채권펀드 운용사인 미국 핌코(PIMCO)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국가 부채로 글로벌 경제의 안정성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고 지적하는 등 눈덩이 부채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연이어 나왔다. 핌코는 위험 수위의 부채가 선진국 재정에 가할 위험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웃도는 국가가 전세계 정부의 약 40%에 이르며 적자를 줄일 해결책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라는 것.
S&P는 유럽이 올해 총 1조4460억유로의 자금을 조달해야 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위기에 따른 손실이 지난해 경기부양책으로 가려졌지만 올해 실상을 드러내면서 자금 확보가 시급해 질 것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각국 중앙은행이 긴축에 돌입하면서 저금리에 자금을 조달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고 S&P는 예상했다. 영란은행(BOE)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양적완화와 금융권에 투입한 유동성이 채권 금리를 인위적으로 떨어뜨리고 있지만 긴축에 나서면 금리 상승 압력이 고개를 들 것이라는 주장이다.
S&P는 궁극적으로 양적완화가 2010년 철회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과도한 국채 발행이 맞물리면서 금리를 끌어올리고, 결국 재정적자 규모가 큰 국가를 중심으로 재정 압박을 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일부 국가는 저금리의 단기 채권에 의존했고, 당장 몇 달 안에 채권 만기 리스크에 직면할 전망이다.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 부채국인 이탈리아는 올해 총 2590억 달러의 국채를 발행, 전체 부채의 20%를 차환 발행해야 한다. 벨기에 역시 22%를 차환 발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리스를 포함해 재정 상태가 특히 취약한 국가의 경우 금리와 함께 스프레드 상승까지 이중고에 시달릴 전망이다. 그리스는 재정적자가 GDP의 12.7%로, 당초 예상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난 후 이미 장기 국채 발행금리가 300bp 치솟았다. S&P는 국채 금리가 300bp 오를 때 2015년까지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이자 비용 부담이 매년 GDP의 3.9%, 2.6%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과 이탈리아 역시 GDP의 2.5%씩 증가할 전망이다. 연간 추가 이자비용은 약 350억파운드로 영국 국방 예산과 맞먹는다.
한편 S&P는 국채 발행 이외에 자금 조달 창구가 다양해지면서 실제 부채 규모가 투명하게 드러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프랑스 정책은행인 소시에테 드 피낭스망 드 이코노 프랑세(SFEF)는 2008년 이후 정부의 보증을 받아 770억유로의 채권을 발행했고, 오스트리아 역시 정부의 경기부양책을 지원받은 인프라 대출기업의 부채가 230억유로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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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그라프는 이처럼 장부에 드러나지 않는 숨은 부채가 채권시장의 또 다른 쟁점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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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혜신 기자 ahnhye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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