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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피플&뉴앵글]이곳 벼룩시장에선 무엇이든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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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피플&뉴앵글]이곳 벼룩시장에선 무엇이든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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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중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 몇몇 서유럽 국가의 벼룩시장을 가보게 됐다. 그 나라 사람들의 진정한 생활 모습을 보고 싶으면 시장을 가봐야 한다는 나만의 지론(?)을 가지고 찾아간 곳이었지만 결국 실망만 하고 돌아오곤 했다.
현지인들이 그 나라의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니라 필리핀, 베트남 등 많은 동남아시아인들이 값싼 중국산 물건을 팔고 있었기 때문이다. 간간히 현지인들도 눈에 띄었지만 그것만으로 그 나라를 느끼기엔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폴란드의 벼룩시장은 다르다. 서유럽과 다르게 대부분 폴란드인(혹은 유대인)들이 골동품부터 시작해 수공예품까지 다양한 것들을 팔고 있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폴란드 벼룩시장을 가면 무엇이든 살 수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 깊은 것은 뭐니 뭐니 해도 1세기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사진들과 엽서들이었다. 세계 2차 대전 내용을 다룬 영화 '피아니스트'에서나 볼수 있었던 복장들을 한 사람들이 경직된 자세로 찍은 사진들을 보고 있자니 내가 있는 곳이 정말 '폴란드'구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엽서들이야 당연히 폴란드 말로 적혀 있어 무슨 의미인지 알순 없었다. 하지만 분명 가족이나 연인을 향한 애틋한 마음을 전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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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화가를 알 수 없는 그림들부터 시작해 과거 누군가 사용했을 식기 등 독특한 것들이 많았다. 몇십년 전에나 유용하게 사용했을 중고 타자기를 보고 저런 걸 누가 사가냐며 친구들과 신나게 얘기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옆에 있던 폴란드 할아버지가 사가는 것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외에도 한국 재래시장을 가면 커피와 유자차를 팔 듯, 폴란드 벼룩시장에선 폴란드 라면을 팔고 있었다. 한국 라면과 다르게 양도 적고 끓일 필요 없이 뜨거운 물을 부으면 되기 때문에 간단한 요기 거리로 안성맞춤인 폴란드 라면은 특히 어르신들에게 인기 만점이었다.

라면 파는 할아버지는 동양인이 신기했는지 아니면 추운 날씨에 덜덜 떠는 우리가 불쌍했는지 공짜로 하나씩 주시기까지 했다. 동양이든 서양이든 '시장 인심 하나는 좋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 나라의 생활 모습을 보고 싶으면 시장을 가봐야 한다는 나만의 지론이 다른 서유럽 국가에선 통하지 않지만 최소한 폴란드에서만은 통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십년전 어느 폴란드인의 삶의 일부로써 존재하던 것들을 마주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내가 지금 폴란드의 현재와 과거를 동시에 마주하고 있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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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명주
정리= 박종서 기자 jspark@asiae.co.kr

◇ 색다른 경험을 하기 위해 폴란드 행을 택한 김명주씨는 바르샤바 경제 대학에서 교환학생 생활을 하고 있다. 책을 통해 배우는 것보단 체험을 통한 배움이 더 가치 있다고 믿는 그녀는 폴란드에 가서도 새로운 경험을 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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