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진우 기자]교통사고를 낸 후 정차해 피해자를 집으로 데려다주는 등 다른 조치를 취했다면 제반사정 상 피해자에게 연락처를 주지 않는 등 인적사항을 알리지 않았더라도 '뺑소니운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운전을 하다 자전거를 들이받은 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도주한 혐의(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차량)로 기소된 A씨(46)의 상고심에서 공소를 기각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0월25일 오후 8시께 경기 안산시 원곡동의 편도 3차로를 주행하던 중 전방에서 진행 중이던 자전거의 뒷바퀴를 들이받아 피해자에게 전치 2주의 부상을 입혔다.


이후 A씨는 정차해 피해자를 병원으로 데려가려 했으나, 피해자가 집에 혼자 있는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집으로 갈 것을 원해 피해자를 집으로 데려다주고 저녁에 아프면 병원에 가라는 뜻으로 10만원을 건넸다.

A씨는 다음날 오전 9~10시 피해자의 집에서 만나 병원으로 가기로 약속했으나 연락처나 인적사항을 알리지 않았고, 보험사에 사고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10만원을 준 것은 합의한 것이 아니냐'는 취지의 말을 듣고는 피해자를 다시 찾아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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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재판부는 A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으나, 항소심은 "도주차량으로 범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사고 후 조치를 다하지 않고 연락처를 알리지 않을 때 등 성립하나, 이 경우에도 도주한다는 고의가 있어야 한다"면서 공소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피고인이 다음날 보험회사에 전화해 사고신고를 하면서 상담원에게서 이미 합의된 것이 아니냐는 말을 듣고 잘못 판단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 등 제반사정에 비춰 볼 때, 피고인에게 도주의 고의가 있었던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원심을 확정했다.

김진우 기자 bongo7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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