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수민 기자] 두바이 월드 모라토리엄 사태를 겪으면서 국부펀드들이 자국 기관과 기업에 대한 투자에 치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7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심지어 두바이 월드 사태 이전부터 중국과 중동 정부 관료들은 국부펀드에 자국 투자 비중을 확대할 것을 요구했다. 이는 해외 투자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그들의 기존 목표와 상반되는 것이다.
한 사모펀드 대표는 “투자자들이 정부와 손실을 나누기는 원하지만 수익을 나누기는 원치 않는다”며 “위기는 손실을 동반하기 때문에 시장이 좋을 때는 국부펀드의 자국 투자를 필요로 하지 않지만 시장이 나쁠 때는 자국 투자를 원한다”고 지적했다.
6일 쿠웨이트 국부펀드인 쿠웨이트 투자청(KIA)은 보유한 씨티그룹 지분 전체를 41억 달러에 매각했다고 발표했다. 관계자는 이 같은 움직임은 해외 투자를 거둬들이고 자국 투자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반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는 중국의 사회안전망이 여전히 불충분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해외 투자를 계속해 비난을 받고 있다.
많은 국부펀드의 자문을 맡고 있는 몬테 브렘 스텝스톤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극도의 혼란 속에서 모든 이들이 자신의 자산을 집에서 지키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KIA의 이 같은 움직임이 자의가 아닌 국가의 요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한 관계자는 “KIA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후 18개월 동안 300억~400억 달러를 해외에 투자했다”며 “자국의 경제적 우려가 없었더라면 더 많은 자금을 해외에 투자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KIA는 올 봄 7억5000만 달러 규모의 블랙록 지분을 사들였다”며 “이는 어마어마한 규모였지만 KIA가 원하는 만큼의 충분한 규모는 아니였다”고 덧붙였다. KIA가 블랙록에 투자한 자금은 두 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이로 미루어보다 KIA가 낮은 투자 수익이 예상되는 자국 투자를 달가워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KIA는 물론 쿠웨이트 내에서도 많은 활동을 했다. KIA는 51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자국 주식시장을 지원하는 데 사용했으며 해외 예금 손실을 메우기 위한 은행 지원 자금을 늘렸다. 그러나 국내 자금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KIA의 전 경영진은 “KIA가 쿠웨이트의 전체 주식시장을 지원하는 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렇게 되면 시스템을 지원하는 것이 개개인을 지원하는 것과 차이가 없어진다는 설명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모든 걸프지역 국부펀드들이 같은 문제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그들은 다른 임무와 투자 전략을 갖고 있다는 것. 예를 들면 아부다비 국부펀드인 아부다비 투자청(ADIA)의 임무는 해외에 투자하는 것이지 국내를 지원하는 것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ADIA가 이 같은 임무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카타르에서의 국부펀드는 해외 투자를 통한 투자 손실을 막기 위해 카타르 은행들에 투자를 주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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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민 기자 hyun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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