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국내 증시가 두바이발 악재를 딛고 이틀 연속 상승모드를 이어가던 1일 오전 10시15분쯤, 갑작스레 코스피지수는 불과 14분만에 20포인트 급락하며 하락반전 했다. 이 와중에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피습당해 사망했다는 '루머'가 사설 메신저를 타고 증권가에 급속도로 퍼졌다.


김 위원장이 사망하면 북한 정국이 불안해져 증시엔 악재라는 분석이 순식간에 뒤따랐다. 급락하는 지수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전용차가 지난 26일 오후 7시에서 8시경 평양 대성구역과 황해남도 안악군 사이 도로상에서 피습된 상태로 발견됐다'는 구체적 보도내용은 마음 약한 투자자들을 유린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곧바로 이 인터넷 뉴스는 지난해 5월말 나온 것으로 당시 오보로 판명난 바 있다는 메신저가 돌았다. 잠시 급락했던 장은 다시 상승분위기로 전환했다. 문제는 엉터리 루머에 속아 성급히 매도에 나선 투자자들만 큰 손실을 입었다는 점이다. 자연스레 선물매매 세력 중 누군가 엉터리 정보를 흘렸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금융감독원도 재빨리 시세조종 세력이 있는지 조사하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금감원이 루머를 활용한 작전세력을 적발할 것이라고 믿는 투자자들은 드물다. 김정일 사망설에 대한 루머는 지난 2001년 이후 잊혀질만하면 등장하는 단골 메뉴다. 지난해 5월 생산됐던 엉터리 뉴스는 1년6개월 후 기사 문구 하나 바뀌지 않고 시장을 교란했고, 지난 10일에도 사망설이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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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의 시세조종에 관한 조사는 통상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걸린다고 한다. 단순건이라면 더 단축될 수 있다지만 작전세력이 연관됐다면 더 이상 단순사건은 아니다. 몇분, 심지어 몇초 단위로 시세를 조종하는 선물 세력이라면 충분히 뒷 마무리를 끝냈을 시간이란 얘기다.


더구나 금감원에는 사설 메신저에 대한 수사권조차 없다. 엉터리 루머에 시장이 출렁이는데도 매번 뒷북 대응할 수밖에 없는 금감원의 현주소다.

전필수 기자 phils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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