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2사단 1여단 9보병연대 맨츄마일행군 체험기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콜린 파월(C·Powell)전 미군 합참의장은 자서전 ‘나의 미국여행(My American Journey)’에서 “카투사(KATUSA·한국육군요원)들은 내가 지휘한 군인 가운데서 가장 훌륭한 군인에 속한다. 그들은 지칠 줄 모르는 군기가 있으며 지식습득 능력이 우수하다”고 극찬한 바 있다.


오바마 미대통령이 방한한 지난 18일. 이 같은 찬사를 받을 가치가 있는 지 확인하기 위해 카투사 장병을 만나러 경기도 동두천시에 있는 미군 미2사단 캠프 케이시(Casey)를 찾아갔다. 케이시 정문에서 차로 5분정도 가니 영문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사복을 입은 많은 미군들은 이곳이 미국의 한적한 시골 도시가 아닌 가하는 착각이 들게 했다.


행군을 시작한 5마일지점에서 15분간 첫 휴식 명령이 떨어졌다. 휴식장소에는 사과 등 3가지 과일과 4가지 음료수가 준비됐다. 고된 행군을 하는 장병들을 위한 것이다.

행군을 시작한 5마일지점에서 15분간 첫 휴식 명령이 떨어졌다. 휴식장소에는 사과 등 3가지 과일과 4가지 음료수가 준비됐다. 고된 행군을 하는 장병들을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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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도착한 곳은 카투사와 미군이 함께 묵는 숙소인 이른 바 ‘배럭’(brrack). 4층 건물인 배럭은 침실외에 10평 크기의 부엌과 당구, 탁구를 할 수 있는 방이 갖춰져 있었다. 한구군 지원병인 카투사와 미군이 일과 외 시간에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했다.


카투사와 미군이 함께 쓴다는 5평 크기의 방에는 침대 2개와 책상 2개가 있었다. 미군 책상에는 노트북 등 전자제품이 놓여 있었다. 한국군 카투사 책상에는 몇 권의 책만 꽂쳐 있었다. 미군으로로서는 최전방인 이곳에 컴퓨터와 책이 있어 기묘한 대조를 이룬다는 생각이 들었다. 알고보니 카투사는 육군 복무규정에 따라 전자제품 반입이 제한돼 있었다.


속보도 힘이 들지만 발바닥에 생긴 물집이 기자를 괴롭혔다. 오르막 길은 3시간째 계속됐지만 쉴 수 없었다. 땀으로 범벅된 몸은 영하의 기온에 5분만 서있어도 얼음덩어리가 될 듯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속보도 힘이 들지만 발바닥에 생긴 물집이 기자를 괴롭혔다. 오르막 길은 3시간째 계속됐지만 쉴 수 없었다. 땀으로 범벅된 몸은 영하의 기온에 5분만 서있어도 얼음덩어리가 될 듯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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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과 한방을 쓰는 추교영 상병은 “후임병 카투사와 미군을 동시에 지휘해야 하기 때문에 4주과정의 부사관초급반(WLC.Warrior Leader Course)을 자원해 이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군을 지휘하기 위해서는 영어실력도 필수”라면서 “영어를 숙달하기 위해 카투사 후임병들과 밤마다 영어와 씨름한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대학입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도높은 영어공부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이런 노력 덕분일까. 미군들의 만족도는 높았다.

보스턴이 고향이라는 정찰병 서너스(SAUNDERS)이병은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한국군이 미군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신기했다”면서 “이제는 나와 같은 군인으로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털어놨다.


행군을 하기 위해 미군과 카투사장병들은 새벽5시부터 체육관에 모였다.

행군을 하기 위해 미군과 카투사장병들은 새벽5시부터 체육관에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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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은 행군이 있는 날. 군무원 등 민간인의 출입도 금지된 영내 식당인 D-FAC(Dinning Facilty)에서 저녁을 마친 카투사장병들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한국군의 일석점호는 없었다. 기자도 곧 잠속으로 빠져들었다.


눈을 떠보니 새벽 5시. 맨츄(MANCHU)마일 행군을 위해 군장을 챙겨 체육관(GYM)으로 달려갔다. 미군들은 찬바람에 진눈깨비가 날리는 날씨에도 움츠리거나 주눅든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귀에는 이어폰, 얼굴에는 웃음이 맴돌고 있었다. 이게 행군이 아니라 소풍이 아닐까하는 착각이 들었다.


맨츄(MANCHU)마일 행군거리는 25마일로 약 40Km다. 미군 9보병연대는 1900년 중국 의화단운동을 진압하기 위해 행군한 전통을 이어 이 행군을 두 차례 하고 있다고 했다. 기자는 침낭과 양말, 속옷 등을 넣은 배낭,물통 역할을 하는 카멜백(CAMEL BAK)을 어깨에 짊어졌다. 둘을 합쳐 15kg가 넘었다. 출발도 하기 전에 묵직한 느낌이 들었다.


행군을 시작하기 위해 체육관에 모인 시간은 새벽 5시. 잠에서 깨지 못한 장병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행군을 시작하기 위해 체육관에 모인 시간은 새벽 5시. 잠에서 깨지 못한 장병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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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시간이 다가오자 미군 지휘관들은 병사들의 흥을 돋구기 시작했다. 체육관안에는 로큰롤 음악이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드디어 행군이 시작됐다. 그런데 일반인들보다 1.3배정도 빠른 ‘속보’로 시작됐다. 속보 덕분인가. 1시간 50분만에 소요산줄기 5마일지점에 도착했다. 기사만 쓰다 이 정도 거리를 이렇게 빨리 주파하다니 놀라울 정도였다. 도착하니 사과 등 세가지 과일과 네가 음료수가 기다리고 있었다. 고된 행군을 하는 장병들의 피로를 덜어주기 위한 군 당국의 배려였다.


아침식사를 하지 못한 터라 “밥은 언제 먹냐”는 질문을 던졌다. 같이 행군하던 미군은 "행군때는 특별히 식사를 하지 않는다"며 미군 전투식량 MRE(Meal Ready to Eat)를 건네줬다. 전투식량에 한 가지를 골라 뜯어 입에 대보니 찐빵 비슷한 맛이 났다. 목이 메었으나 꿀맛이 따로 없었다.


미군들은 찬바람과 함께 첫 눈이 내렸지만 소풍을 앞둔 학생들처럼 귀에 이어폰을 끼고 웃음이 가득했다.

미군들은 찬바람과 함께 첫 눈이 내렸지만 소풍을 앞둔 학생들처럼 귀에 이어폰을 끼고 웃음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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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를 채웠지만 행군은 역시 힘들기 짝이 없었다. 속보가 힘든 것은 당연지사. 발바닥에 생긴 물집은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다. 오르막 길은 3시간째 이어졌다. 숨이 턱턱 막혔지만 쉴 수도 없었다. 땀이 비오듯 했다. 다리는 후들거렸다. 그러나 얼굴을 때리는 세찬 바람에 기온은 단 몇분만 서 있어도 몸을 얼음덩이로 만들만큼 찼다.이러지 저러지도 못할 상황의 연속이었다. 머리는 텅빈 듯 하고 몸은 천근 만근 이었다. 그러나 이를 악물었다. 발이 저절로 움직이는 듯했다.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듯 왕방산을 돌고 있었다. 미군들도 힘든지 농담조차 하지 않았다. 침묵의 연속이었다. 귀에는 바람소리만이 들렸다. 이 때 선두그룹에서 앞장선 2대대 비글(beagle)대대장이 장병들을 다독거리는 말이 희미하게 들리는 듯했다. 다들 힘을 냈다. 기자도 젖먹던 힘까지 짜냈다. 행군이 4시간 가까이 이어졌음을 알게 됐다. 저 멀리 부대 건물이 희미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도 갈 길은 18km나 남아 있었다. 한숨이 절로 나왔다.


맨츄(MANCHU)마일 행군거리는 25마일(약 40Km). 미 9보병연대는 1900년 중국 의화단운동을 진압하기 위해 행군한 전통을 이어 매년 2회 실시한다.

맨츄(MANCHU)마일 행군거리는 25마일(약 40Km). 미 9보병연대는 1900년 중국 의화단운동을 진압하기 위해 행군한 전통을 이어 매년 2회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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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저벅 저벅 군화소리는 계속 이어졌다. 행군하는 군인을 추월하는 차량은 한대도 없었다. 교차로나 행군행렬이 좌우로 빠질때까지 차들은 천천히 가거나 길을 비켜줬다. 갈수록 다리에 힘이 빠지기 시작했다.


서서히 뒤처지는 듯 했다. 지나가는 미군 병사들은 웃음을 보이며 힘내라고 응원을 보냈다. 어떤 병사는 어깨를 툭 치기도 했다. 긴긴 행군은 9시간 만에 끝이 났다. 연병장에 도착하니 지휘관들과 미군가족들이 나와 있었다. 몸은 파김치가 됐다. 배낭은 천근만근 같았다. 손가락 하나, 발가락 하나 꼼지락거릴 기력조차 없었다.


군인은 힘든 훈련속에서 국적이 따로 없었다. 모두 행군을 완주해야한다는 목적의식과 군인이라는 공감대 속에 서로를 위로했다.

군인은 힘든 훈련속에서 국적이 따로 없었다. 모두 행군을 완주해야한다는 목적의식과 군인이라는 공감대 속에 서로를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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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투사장병들에게는 마중 나온 가족이 없었지만 행군에 참석한 전원이 완주하는 기쁨에 얼굴은 매우 밝았다. 맨츄마일 행군을 1회 성공 때는 '버클'이, 2회 성공 때는 인증서와 코인, 3회 완주때는 인증서, 코인, 미대대장급 표창, 4회 완주때는 BIG버클이 수여된다. 카투사장병 절반이상은 2회 이상 완주자들이다. 이들이 건각이 아니고 누구일까.


카투사 장병들의 얼굴은 땀으로 범벅이 돼 있었다. 동시에 “또 해냈다”는 성취감으로 가득한 듯 했다. 기자 역시 기분 만점이었다. 콜린파월 전 미합참의장이 ‘훌륭한 전사’라고 말 한 게 결코 과장되지 않았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장병들이 하나둘씩 힘들어하자 선두그룹에 앞장선 2대대 비글(beagle)대대장이 장병들을 다독거리기 시작했다.

장병들이 하나둘씩 힘들어하자 선두그룹에 앞장선 2대대 비글(beagle)대대장이 장병들을 다독거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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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투사장병들에게는 마중 나온 가족이 없었지만 행군에 참석한 전원이 완주하는 기쁨을 누렸다.

카투사장병들에게는 마중 나온 가족이 없었지만 행군에 참석한 전원이 완주하는 기쁨을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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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군을 시작한 5마일 지점에서 첫 휴식을 보냈지만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가만히 서있으면 입김이 절로 나왔다.

행군을 시작한 5마일 지점에서 첫 휴식을 보냈지만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가만히 서있으면 입김이 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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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휴식지점에 도착하자 카투사 장병들은 양말과 속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땀으로 축축히 젖은 옷은 체온유지하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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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를 하지 못한 기자가 “밥은 언제 먹냐”는 질문을 던지자 한 미군이 “행군때는 특별히 식사를 하지 않는다”며 미군 전투식량 MRE(Meal Ready to Eat)를 건네줬다. 전투식량에 한 가지를 골라 뜯어보니 한국의 찐빵과 맛이 비슷했다.

아침식사를 하지 못한 기자가 “밥은 언제 먹냐”는 질문을 던지자 한 미군이 “행군때는 특별히 식사를 하지 않는다”며 미군 전투식량 MRE(Meal Ready to Eat)를 건네줬다. 전투식량에 한 가지를 골라 뜯어보니 한국의 찐빵과 맛이 비슷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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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츄(MANCHU)마일 행군거리는 25마일(약 40Km). 미 9보병연대는 1900년 중국 의화단운동을 진압하기 위해 행군한 전통을 이어 매년 2회 실시한다.

맨츄(MANCHU)마일 행군거리는 25마일(약 40Km). 미 9보병연대는 1900년 중국 의화단운동을 진압하기 위해 행군한 전통을 이어 매년 2회 실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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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막 길은 3시간째 계속됐지만 쉴 수 없었다. 땀으로 범벅된 몸은 영하의 기온에 5분만 서있어도 얼음덩어리가 될 듯했다.

오르막 길은 3시간째 계속됐지만 쉴 수 없었다. 땀으로 범벅된 몸은 영하의 기온에 5분만 서있어도 얼음덩어리가 될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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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내 행군때는 어느 차량도 행군하는 군인을 추월하지 못했다. 다음 교차로나 행군행렬이 좌우로 빠질때까지 서행했다.

영내 행군때는 어느 차량도 행군하는 군인을 추월하지 못했다. 다음 교차로나 행군행렬이 좌우로 빠질때까지 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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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군을 마친 미군 2대대 버글 대대장과 한국군지원단 소속 홍종용 소령<학사35기>이 서로를 축하해주고 있다.

행군을 마친 미군 2대대 버글 대대장과 한국군지원단 소속 홍종용 소령<학사35기>이 서로를 축하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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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츄마일 행군을 1회 성공 때는 버클, 2회 성공 때는 인증서와 코인, 3회 완주때는 인증서, 코인, 미대대장급 표창, 4회 완주때는 BIG버클이 수여된다.

맨츄마일 행군을 1회 성공 때는 버클, 2회 성공 때는 인증서와 코인, 3회 완주때는 인증서, 코인, 미대대장급 표창, 4회 완주때는 BIG버클이 수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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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글대대장이 기자에게 버클을 수여하고 있다.

버글대대장이 기자에게 버클을 수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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