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수익 기자] "인간의 행동을 개인적 이해득실로 해석하려는 경제학자에게 여러분들은 바보스러울 정도로 사명감을 가진 공직자가 아직 이땅에 많이 존재함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서울대 교수 출신으로 현 정부 출범 이후 줄곧 금융당국의 한축을 맡았던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의 이임사 한 토막이다. 내년 11월 한국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 정상회의 개최를 준비하는 G20기획조정단장(차관급)으로 내정된 이 부위원장은 이날 1년 8개월간의 금융관료 생활을 마치고, 여의도 금융위를 떠났다.

이 부위원장은 직원들에게 보낸 글에서 "새로 출범한 조직이 자리도 잡기 전에 대공황 이후 최악의 금융위기가 닥쳤고, 어느 누구도 예상치 못한 충격이었지만 금융을 책임지는 부처인 만큼 위기대처의 책임과 결과에 대한 비난을 피할 수 없었다"며 "얼마나 업무 강도가 높았으면 과거 초임 사무관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던 금융위가 한 때 기피 대상 부처가 됐다"고 운을 뗐다.


이 부위원장은 "그러나 금융위 출범 이후 1년 8개월의 고생이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전세계 어느 나라보다 우리 경제의 회복이 빠른 데에는 금융위 가족들의 헌신적 노력이 있었고, 위기가 기회란 말대로 서브프라임 사태는 금융위의 존재감과 위상을 높여준 역사로 기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전· 현직 금융위원장과 주요 간부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면서, 특히 그동안 '동고동락'한 직원들을 하나하나 거론하며 고마움을 표했다. 매일 새벽 12시 위기대책회의를 마친뒤 귀가해서 새벽2시 뉴욕시장상황을 인터넷으로 찾아 아침 7시까지 회의자료를 만들어야했던 A 주무 서기관, 무덥던 여름 주말저녁 급하다는 전화한통에 서로 등이 맞붙는 서초동 청사로 나와 밤늦도록 문답자료를 만들던 000과원 등을 통해 공직자의 사명감이 무엇인지 배웠다고 그는 회고했다.

AD

민간출신 금융당국 수장으로서 역점을 뒀던 업무들에 대한 당부도 덧붙였다. 그는 "막 걸음마를 시작한 산업은행 민영화, 단기자금시장 선진화 방안 등 주요프로젝트가 성과를 볼 수 있도록 관심을 부탁한다"며 "평소에는 필요없어 보이더라도 해외IR이 지속되도록 각과의 협조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1960년 충남 논산 출생인 이 부위원장은 1994년부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를 지냈으며, 2007년 대통령선거 이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경제1분과 인수위원으로 참여한 후 전광우 초대 금융위원장과 함께 '민간 투톱'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