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수익 기자]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5일 우리은행의 파생상품 투자 제재와 관련 "황영기 전 우리은행장이 사실상 투자 지시를 했다는 근거가 뚜렷하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이날 저녁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열리는 금융감독원·자본시장연구원 주최 세미나에 앞서 배포한 자료에서 "황 전 행장이 직접 서명해 IB사업단장과 체결한 2005년·2006년 목표설정계약서에 CDO 등 구조화증권 투자확대 방안이 명시돼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원장은 "2005년 IB본부와 목표설정계약서 체결할 당시 'AAA급 자산의 획기적 증대'를 지시함에 따라 IB본부가 CDO 등에 대한 투자계획 및 실적을 보고했다"며 "국정감사 당시 황 전 행장도 보고받은 사실을 인정한 상근감사위원의 '감사의견'에서도 CDO 투자에 대한 위험·경고가 분명히 명시돼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또 "우리은행이 투자한 CDO·CDS 투자손실률은 82%로 국내 여타 금융회사의 투자손실률 21%의 4배에 달한다"며, 우리은행의 IB투자가 잘못됐음을 지적했다. 그는 "황 전 행장은 AAA급 자산에 투자하라고 지시했다고 하지만 우리은행의 AAA급 투자비중은 27%에 불과해 골드만삭스 등과 같은 해외 IB의 AAA급 투자비중(60~80%)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특히 우리은행은 신용등급이 'A-'로 낮아 AAA급 자산에 투자하면 역마진이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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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또 "우리은행이 투자한 CDO·CDS는 유통시장이 없어 유동성이 매우 취약한 상품이라는 점이 투자계약서, 우리은행과 해외 IB간 주고받은 이메일 등에 명시돼 있다"며 "감독당국의 지도기준을 무시하고, 리스크관리심의회의 심의절차를 폐지하는 등 내부통제·리스크관리체제도 약화시켰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당국은 지난 9월 9일 황 전 행장에 대해 파생상품 투자시 관련 규정을 위반해 손실을 끼쳤다고 판단, 직무정지 3개월 상당의 중징계를 내렸다. 황 회장은 금융당국의 제재가 확정된 지 보름 뒤 사의를 표명했고, 지난달 23일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IB사업단의 집행과정에서 CDO·CDS에 투자했는지는 몰랐다"며 "본인과 감독당국 모두 문제가 있다는 상황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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