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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30년만에 벽을 깼다···美 TV 섭외 오기 시작"(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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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혜린 기자]지난 6월 원더걸스를 미국에 진출시켜, 한국 가수 최초 빌보드 메인 차트에 진입케 한 프로듀서 박진영이 "4개월만에 빌보드 메인차트에 입성한 것이다. 이는 아시아가수로서는 처음이고, 당초 우리가 예상했던 1년의 반도 안걸린 기간이었다. 미국은 최근 오바마 당선 등 인종에 대한 인식 변화가 급격히 나타나고 있는데, 우리가 기가막힌 타이밍을 잡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박진영과 원더걸스는 23일 오후 2시 서울 청담동의 한 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시간 여 동안 빌보드 메인 차트 입성의 의의와 미국 활동에 대한 기억, 향후 계획 등을 풀어놓았다.
박진영은 "원더걸스는 지난 2개월간 투어를 돌면서 다른 가수의 8개월치 스케줄을 소화했다. 일정이 끝나고 나면 발이 부어서 하이힐을 못벗을 정도였다. 이들이 세계에서 가장 노래를 잘하고, 예쁘고, 춤 잘추는 가수는 아니지만 그 누구보다 열심히 한 가수인 건 맞다"고 말했다.

원더걸스의 선미는 "사실 미국에 처음 갔을 때에는 매일 울면서 잠들었다. 모든 게 낯설어 적응하는데 오래 걸렸는데, 그래도 차츰 우리를 알아봐주셔서 좋았다"고 말하며 눈물을 쏟기도 했다.

다음은 기자회견 전문
빌보드 메인 차트 입성 소감은

박진영 - 지난 7개월 동안 얼마나 힘들게 이 친구들이 고생했는지 다 봐왔다. 이 친구들이 세상에서 가장 예쁜 것도 노래잘하는것도 춤 잘추는 것도 아니지만 가장 열심히 하는 가수는 맞다, 그래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

핫100 차트 입성의 의미를 풀이한다면

박진영 - 우리가 소위 말하는 빌보드 차트가 핫100이다. 가장 들기 힘든 차트, 집계방식이 단순 판매량이 아니라 라디오 방송횟수가 55%나 들어가는 차트다.

미국 라디오 방송 횟수라는 건 도저히 조작 불가능한 시스템이다. 미국 라디오는 한국 라디오와 달리 연출자가 선곡 권한이 없다. 한 방송국 전체에서 어떤 노래 틀 건지 결정하는 사람 딱 한명이다. 그래서 미국 라디오 방송국은 로비가 불가능한 시스템이다.

조나스 브라더스도 탑 40 라디오에서 잘 틀지 않는다. 그래서 아무리 팬이 많아도 진입하기 힘든 곳이다.

사실 앨범량은 단순히 구매량이라서, 앨범을 많이 사면 차트 들 순 있다. 차트200에 80년대 이후 아시아가수가 8번 들었다. 충실한 팬층 있으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핫100에는 80년대 이후 아시아가수가 단 한번도 못들어갔다. 그래서 의미 있다. 우타다 히카루, 코코리 다 시도했지만 둘 다 핫100에 못 올랐다. 그렇다면 그렇게 힘든 차트를 원더걸스는 어떻게 들어갔느냐, 7개월간 그 누구도 소화할 수 없는 일정과 6시간짜리 영어 공부를 해냈다. 그렇게 해서 30년의 벽을 깼다는 의미가 있다.

원더걸스 활동은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나

박진영- 저희는 국내에서 활동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국내 홍보하려 미국 진출한 게 아니다. 핫100 깨고 이걸 계기로 아시아 활동하려 하나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데
그게 아니다.

미국내 최고의 파트너들이 이제 원더걸스를 믿기 시작했고, 어마어마한 기업들이 같이 하자고 정신 못차릴 정도로 제안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 다음 길은 미국과 유럽이 될 것이다. '설마 되겠어' 하는 걸 멋지게 깨고 싶다.

미국에선 어떤 콘셉트를 소화할 건가

박진영 -미국에선 복고 컨셉트 가진 그룹이 단 한팀도 없다. 라디오 방송횟수가 65회 나오는 건 기적같은 일이다.

탑 40에서만 65회 나왔다. 영향력으로는 상당했다. 라디오에서 그렇게 우리 노래를 트는 이유는, 비슷한 노래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복고를 너무 많이 해왔지만 미국에서는 지금 막 시작한 컨셉트이고, 그래서 다음 컨셉도 비슷하게 업그레이드로 갈 것 같다.

왜 지소울과 임정희는 안되고 원더걸스는 됐을까

박진영 - 미국에서 먼저 데뷔시키려 했던 지소울, 임정희가 성공에 가장 가까이 갔었다. 임정희는 아웃캐스트의 빅보이가, 지소울은 알켈리가 공동 제작하기로 했다. 그래서 너무 흥분돼있었는데, 금융위기 불어닥치면서 힘들어졌다. 모 음반사에서 한층이 해고되는 걸 봤다.

음반사 구조조정이 정말 무지막지하게 되더라. 금융 위기가 이렇게 무섭게 영향 미칠 수 있구나 하고 느꼈다. 신인가수 앨범도 다 취소됐다. 지금도 임정희 지소울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프다. 꿈에 부풀어 녹음 도중 접어야 했다. 지금도 날 믿고 기다리고 있는데, 빨리 힘을 길러야 겠다.

그렇다면 원더걸스는 어떻게 이런 기회가 왔냐. 미국도 음악 자체로 발생하는 수입이 줄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수입은 사람한테서 난다. 음악보다는 사람에 이동해서, 미국 음반사들은 쓰리 식스티 제안을 한다. 모든 음반사들은 360도 둘러싸서 그 사람의 모든 것을 계약하려한다. 즉 노래보다 사람의 매력이 더 중요한 것이다. 미국 사람들이 원더걸스 5명의 매력을 너무 좋아했다. 이렇게 귀엽고 매력 있는 애들이 있느냐고 한다. 그래서 이런 좋은 기회가 온 것 같다.

힘든 기억도 있을 것 같다

선미 - 처음 미국 갔을 때는 하루도 안빼놓고 밤마다 눈물을 흘리면서 잠들었던 기억이 난다. 너무 외롭고 그랫었는데 그래도 멤버들도 있고 피디님도 있고 그게 많이 힘이 된 거 같다.

되게 모든 게 다 낯설었다. 적응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 게 힘들었다. 또 사람을 만나서 대하는 게 많이 힘들었던 거 같다. 언어도 많이 부족해서, 또 저희를 모르시는 분들을 상대로 노래 알려드리는게 무섭기도 했다. 나중에 조금조금씩 우리를 알아가시니까 무대 서는 게 참 좋았다. 내가 정말 춤추는 걸 좋아한다는 것을 알 게 됐다.

예은 - 우리가 두달 정도 조나스브라더스와 투어를 돌았다. 처음 시작할 땐 사람들이 잘 몰라서 '따라불러주세요' '춤춰주세요' 그랬는데, 투어 끝나고 한달 뒤에 다시 한번 조나스 브라더스 콘서트 무대에 갔다. 총 2곡 불렀는데, '노바디' 부르겠다고 하니 관객들이 박수치며 환호하더라. 두달 동안 이렇게 많은 분들이 우리를 알게 됐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멤버는

선예 - 유빈 언니가 피부색때문인지 반응이 좋다.(웃음)

활동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힌다면

박진영 - 우리가 금의환향 한 건 아니다. 광고 때문에 들어왔다가 빌보드 입성 소식과 우연히 맞아떨어져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활동은 지금은 못할 거 같다. 너무 중요한 결과가 이뤄지고 있어서.

한국 활동을 한다면 미국 앨범 나올 때 전세계 프로모션 차가 안될까. 꿈은 그렇다.

한국에선 티비에서부터 시작되는데, 미국에서는 안통한다. 반감만 사고. 미국에선 일단 팬들을 만들기 시작해야 한다. 일대일 접촉을 통해서만 생긴다. 지난 2달동안 50회 공연을 했다. 공연이 매일 있었다.

조나스 브라더스는 전용 비행기 타고 가지만, 우리는 흔들리는 버스 타고 가서 내리면 또 공연을 해야 했다. 침대 안흔들리는 데서 자는게 너무 고마웠다. 한 사람이 일어나면 못 일어날 정도의 박스에서 잤다. 그렇게까지 하면서 굳이 많은 도시 돌았던 이유는 미국 전역 돌면서 일대일로 팬들 만드는 게 첫번째 임무였기 때문이었다.

라디오 홍보가 3단계인데, 우리가 거기까진 갔다. 4단계가 티비인데 드디어 티비 프로그램에서 섭외 오기 시작했다. 아직 프로그램명 알려드릴 수 없지만 11월 시청률 탑5에 드는 프로그램에서 노래하기로 했다. 그 다음에 피플 등 잡지 신문사 매체들 인터뷰가 들어오기도 했다. 내년 초에 정규 앨범 낼 예정이다.

진출 전략은

박진영 - 우리 처음 계획이 10대 초등학생을 공략하자였다. 초등학생들은 인종차별 안한다. 어린 아이들 눈에는 동양인이나 백인이나 흑인이나 똑같다.

그래서 집요하게 초등학생만 공략했다. 씨디 판매도 초등학생들이 다니는 데에다 씨디 배치했다. 미국 매장 1000개 가진 어린이 옷 매장에서 씨디를 팔았다.

그 본사에 인사하러 갔다가, 그때 처음으로 전용비행기 탔다. 회의실에서 원더걸스가 영어 잘하면서 미소도 지으면서 그래서 직원들이 잘되겠다 싶어 우리 CD를 받아줬다. 2주 전부터 저스티스라는 옷가게에서 씨디 팔아주고 있다.

다음 앨범은 기존 곡 6곡, 아예 신곡 6곡으로 구성된다.

어제 한국으로 왔는데, 이제 무슨 일을 하나

선예 - 어제 새벽에 도착해 월요일부터 광고 일정이 있다. 그 다음에 중국에 가서 공연, 시상식 참석하고 돌아와서 남은 일정 마치고 11월 초에 미국 돌아갈 것 같다. 할머니가 해주는 집 밥이 제일 그리워 많이 먹을 계획이다.

예은 - 간장게장 먹고 싶어서 오늘 아침에 먹었다. 엄마 놀래켜드리려고 베란다에 숨어있었는데 사실 엄마는 알고 계셨다. 빌보드 얘기하면서 붙잡고 울었다. 너무 반가웠다.

소희 - 집에 오자마자 아버지에게 된장찌개 끓여드렸다.

싱글 낸지 4개월만의 성과다. 예상했나

박진영 - 싱글 내고 빌보드 차트에 올라가는 것은 1년 정도 보는데, 우리는 4개월만이다. 그래서 메이저 언론에서는 우리에게 '어떻게'냐고 묻는다.

우리는 8개월치를 몰아서 2달동안 했다. 차 안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공연할 때 주위에 아이들 와서 놀면 거기 알리려고 더 갔다. 마이크 스피커만 해서 그 앞에서 아이들에게 홍보했다. '와서 춤배우세요' 그걸 공연 전에 하고, 2만명이 집에 갈때도 끼어서 '저희랑 사진 찍고 가세요' 그랬다.

공연 끝나자마자 다음 도시 출발하기도 힘든데 그걸 하루 안빼고 다 했다. 버스 타면 하이힐을 못벗을 정도로 발이 부었다. 사실 4개월이지만 4개월이 아니었던 거다. 우리 예상보다 반도 안걸린 것 같다.

인종 차별은 없었나

예은 - 투어하면서 많은 분들이 도와줬다. 조나스 브라더스도 조언 많이 해주고. 스태프 한분한분 다 챙겨주셔서 큰 차별을 받았다거나 그런 기억은 없는데, 조금 안타까울때는 우리가 한국에서 왔다고 해서 가끔 영어 못할 줄 아는 게 조금 속상했다.

박진영 - 지난 5년 사이에 미국에 인식 변화가 생긴 거 같다. 일본, 중국의 경제 성장 때문에 인식이 바뀌더라. 아시아 상품들이 넘어오면서 인식이 바뀐 것 같다. 오바마 당선된 것도 작은 일이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요즘엔 그 어떤 뉴스를 틀어도 흑인 히스패닉 동양인 앵커가 나온다. 원더걸스가 간 건 기가 막힌 타이밍이었다.

국내 가요계에서는 걸그룹 열풍이 거세다

선미 - 소녀시대를 많이 좋아한다. 춤도 따라 췄다.

박진영 - 나는 근본적으로 원더걸스를 너무 사랑해서 다른 그룹 나오면 그리 좋진 않다.(웃음) 음악적 취향이 가장 비슷한건 투애니원이었던 것 같다.


한편 원더걸스의 싱글 '노바디'는 지난 22일 미국 빌보드의 Hot100차트에 76위로 진입했다. 이는 1894년 시작된 빌보드 차트의 115년 역사상 대한민국 가수로는 최초로 이루어낸 쾌거다. 빌보드 차트는 방송횟수, 음반판매, 디지털 다운로드를 합산하여 순위가 산정되는 차트다.

빌보드 차트는 1894년 시작된 이래 빌보드 역사상 수많은 해외 및 아시아 가수들이 도전을 해 왔으며, 원더걸스의 빌보드 차트 진입은 1963년 큐사카모도(Kyu Sakamoto), 1979년 핑크 레이디(Pink Lady), 1980년 옐로우 멍키 오케스트라 3명 이후 아시아 데뷔가수로는 30여 년 만에 처음 진입한 것이다.

원더걸스는 지난 6월 미국진출 선언 이후 미국에서 데뷔를 준비하며 미국 최고 아이돌 락밴드인 조나스브라더스를 제작하고 드미 로바토, 조단 스팍스등이 소속된 매니지먼트사인 조나스그룹과 공동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고 미국진출의 구체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그 후 원더걸스는 6월 27일부터 8월 31일까지 조나스 브라더스의 전미투어 콘서트에서 조나스 그룹 소속가수들과 총 42개 도시 51회 이상의 공연을 총150만 명 이상의 관객 앞에서 선보이며 인지도를 상승시켜왔다.

이혜린 기자 rinny@asiae.co.kr 사진 이기범 기자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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