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와 완벽 차단…음주, 흡연하는 청소년
업주들, 기준 어기며 시설물 임의적으로 변경
구청 "인력 부족하다"며 단속에 난색



10일 오후 11시30분 광주 서구 치평동의 한 멀티방.

청소년들의 출입이 금지된 10시를 훌쩍 넘긴 시간이지만 앳된 얼굴의 청소년들이 사복차림으로 수시로 드나들고 있었다.


방안에는 DVD 영화와 인터넷 PC를 한꺼번에 사용할 수 있는 모니터와 쇼파형 침대가 갖춰져 있었으며 흡연이 가능하도록 재떨이까지 비치돼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고등학생 이모(18)군은 "PC방에서 담배를 피우면 주인이 가끔 핀잔을 주는데 이곳은 블라인드를 치면 아무에게도 간섭받지 않고 담배를 필 수 있다"며 "지난주 친구 생일 때는 캔맥주를 가방에 싸와 몰래 마시며 인터넷 게임을 했다"고 말했다.


다른 방에서 만난 서모(17ㆍ여)양은 남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흡연을 할 수 있어 여학생들도 멀티방을 자주 찾는다고 전했다.


최근 광주지역 곳곳에 우후죽순 생겨난 노래방ㆍPC방ㆍDVD방의 기능을 하나로 묶은 이른바 '멀티방'이 청소년들의 신 탈선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11일 광주 각 구에 따르면 이 지역에 성업 중인 멀티방은 십여 곳으로 '복합유통게임제공업'으로 구청에 등록돼 있다.


이들 멀티방이 청소년들의 탈선공간으로 전락하게 된 것은 구청에 등록할 당시에만 시설기준을 준수하고 이후에는 임의적으로 시설물을 변경할 수 있는데 따른 것이다.


멀티방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별표4' 시설기준에 따라 외부에서 실내를 볼 수 있도록 투명한 유리창을 설치해야 함에도 불구, 일부 업소들은 등록당시 투명했던 창에 블라인드를 설치하거나 기타 부착물을 이용해 외부와 완벽히 차단된 공간을 만들어 놓고 있었다.


실제 광주 북구 운암동 M 멀티방, 광산구 첨단지구의 A 멀티방 등은 창문에 블라인드와 부착물을 설치해 밖에서 안을 볼 수 없었다.


이와 함께 성인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만 알면 미성년자라도 얼마든지 성인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어 이곳을 이용하는 청소년들은 폭력성이 높은 게임이나 음란물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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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이 이런데도 관할 자치구는 인력부족을 이유로 단속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5명밖에 안되는 단속인력으로 PC방, DVD방, 노래방과 최근 생긴 멀티방까지 단속하기에는 인력이 매우 부족하다"며 "일제단속 때 시설기준을 어긴 멀티방이 적발되면 이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광남일보 이상환 win@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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